[프라임경제] 서울이 글로벌 부유 도시 경쟁에서 점차 존재감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글로벌 투자이민 컨설팅 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와 자산가 데이터 분석기관 뉴월드웰스가 공동으로 발간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리포트(The World’s Wealthiest Cities Report)'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고액자산가 수는 약 6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2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해당 보고서에서 말하는 고액자산가는 부동산·주식·현금 등 유동화 가능한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이 100만달러이상인 개인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액자산가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는 뉴욕으로, 약 38만4500명이 몰려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34만24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도시와 비교하면 서울의 순위 하락은 더욱 두드러진다.
보고서가 처음 발간된 2022년 당시 서울의 고액자산가는 10만2100명으로 16위를 기록했지만, 이듬해에는 수가 9만7000명으로 줄었다. 순위는 유지됐으나 감소세가 시작됐고, 지난해에는 8만2500명으로 줄며 19위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다시 6만6000명까지 감소하면서 결국 24위로 밀려났다.
장기적인 흐름 역시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5년과 비교한 지난 10년간 서울의 고액자산가 증가율은 17%에 그쳤다. 조사 대상 50개 도시 가운데 39위로 하위권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중국 선전은 142%의 증가율로 1위를 차지했고, 항저우(108%)와 두바이(102%)가 뒤를 이었다. 싱가포르는 현재 24만2400명의 고액자산가가 거주하며 도시 순위 4위에 올라 있고, 2015년 대비 증가율도 62%에 달한다. 두바이 역시 고액자산가 수가 8만1200명으로 서울보다 많아 18위를 기록, 증가율은 100%를 넘어섰다.
이 보고서에서 상위권에 오른 도시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고액자산가 유입을 염두에 둔 도시 공간 재편과 인프라 업그레이드를 신속하게 추진해왔다는 점이다.
반면 서울은 도심 재정비를 둘러싼 각종 규제와 이해관계 충돌이 장기화되면서 자본이 선호하는 고급 주거·업무 환경을 적시에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자본이 움직이는 속도에 비해 도시의 변화가 뒤처지면서, 서울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