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주택 마련이 먼저"…퇴직연금 중도 인출 '역대 최대'

DSR 규제에 노후자금까지 활용…IRP·실적배당형 비중 확대

박선린 기자 기자  2025.12.15 15:50:4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지난해 주택 마련을 위해 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한 사람이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수요는 늘어난 반면 대출 규제는 강화되면서, 노후 자금으로 분류되는 퇴직연금까지 동원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퇴직연금 운용에서는 수익률을 중시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며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15일 발표한 '2024년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31조원으로, 전년보다 12.9% 증가했다.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사업장은 43만5000곳으로 1.4% 늘었지만, 전체 사업장 대비 도입률은 26.5%로 전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한 인원은 6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고, 인출 금액도 3조원으로 12% 이상 늘었다. 특히 주택 구입을 사유로 한 중도 인출 비중이 56.5%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전년보다 3.8%p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집을 사기 위해 퇴직연금을 꺼내 쓴 인원은 3만8000명에 달했으며, 인출 금액 역시 1조8000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늘어난 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영향으로 신용대출 여력이 줄어들면서 퇴직연금을 주택 자금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택 구입 자금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퇴직연금 중도 인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의 비중이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갔다. DB형 적립금은 214조원으로 전체의 49.7%를 차지했다. 반면 IRP 적립금은 99조원으로 23.1%까지 확대됐고, 가입 인원도 359만명을 넘어서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운용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비중은 74.6%로 줄어든 반면, 실적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은 17.5%로 확대됐다. 최근 5년 평균 수익률을 보면 원리금보장형은 2%대에 그친 반면, 실적배당형은 4%대 후반을 기록해 수익률 격차가 투자 성향 변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