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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57% '올해 경영 악화' 내년도 '올해와 비슷'

매출 10억 미만 영세기업 76% 직격탄…제조업, 원자재값 상승에 신음

김우람 기자 기자  2025.12.15 15: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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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극심한 내수 부진 속에 국내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올해 경영 환경을 비관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매출 규모가 작은 영세 기업일수록 체감 경기가 더 혹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내년에도 허리띠를 졸라매며 '생존'에 방점을 둔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15일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발표한 '중소기업 경영실태 및 2026년 경영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1000개사 중 56.8%가 2025년 경영환경이 "어려웠다"고 답했다. "어렵지 않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는 9.6%에 불과했다.

영세할수록, 제조업일수록 '한파' 거세

이번 조사에서는 기업 규모와 업종에 따른 양극화가 뚜렷하게 감지됐다. 매출액 10억원 미만의 영세 기업은 무려 75.8%가 경영난을 호소해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매출 100억원 이상 기업의 경우 "어렵다"는 응답이 53.8%로 상대적으로 낮아, 규모가 작을수록 경기 침체의 파고를 더 크게 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어려움' 응답 비율이 61.6%로 비제조업(52.0%)보다 약 10%p 가량 높게 나타났다.

경영난의 주범(복수응답)은 단연 '내수 부진(79.8%)'이었으나, 세부적으로는 업종별 고충이 엇갈렸다. 제조업은 내수 부진에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31.8%)'을 주요 원인으로 꼽은 반면,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은 '인건비 상승(40.8%)'을 가장 큰 부담으로 지목해 업종 특성에 따른 애로사항 차이를 보였다.

내년 전망도 '먹구름' 수출 기업만 그나마 '숨통'

2026년 전망도 밝지 않다. 응답 기업의 63.1%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고,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도 15.2%에 달했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21.7%에 그쳤다.

다만 수출 실적이 있는 기업들은 내년 경기를 다소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수출 비중이 있는 기업의 경우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24.1%로, 내수 기업(21.1%)보다 소폭 높게 나타나 글로벌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전략 키워드는 '비용 절감' 미래 준비는 '인력난'이 발목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중소기업들은 '방어 경영' 태세에 돌입했다. 2026년 핵심 경영전략(복수응답)으로 '비용 절감 및 생산성 향상(61.4%)'을 1순위로 꼽았으며, '판로 확대 및 마케팅 개선(54.9%)'이 그 뒤를 이었다.

매출 규모별 대응 전략 차이도 눈에 띈다. 매출 50억~100억 미만 기업은 '비용 절감(76.1%)'에 집중하는 반면, 10억 미만 영세 기업은 '자금 조달 다변화 및 부채 관리(41.7%)'를 꼽은 비율이 타 구간 대비 압도적으로 높아 유동성 위기 관리가 시급한 과제임을 시사했다.

중장기적으로 대비가 필요한 리스크로는 '인력난 및 노동 환경 변화(41.5%)'가 가장 많이 꼽혔다. 특히 지방 소재 기업(비수도권)의 경우 인력난을 우려하는 비율이 44.4%로 수도권(38.6%)보다 높게 나타나 지방 소멸 위기와 맞물린 구인난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가장 필요한 경제 정책으로는 '금융 지원 및 세금 부담 완화(77.7%)'가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고 내년 전망도 불투명하다"며 "기업들의 자구 노력에 더해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과 인력난 해소 등 맞춤형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