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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소식] 전기차 주행 안전성 높이는 '물리적 AI 기반 차량 상태추정 기술' 개발

최병수 기자 기자  2025.12.11 09: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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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주행 안전성 높이는 '물리적 AI 기반 차량 상태추정 기술' 개발
■ 공동연구팀, AI로 반도체 소재 성장 비밀 풀어냈다


[프라임경제] DGIST(총장 이건우)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남강현 교수 연구팀이 중국 상해교통대학교, 일본 도쿄대학교와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전기자동차의 주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정밀 추정하는 '물리적 AI(Physical AI) 기반 차량 상태추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전기차의 핵심 제어 성능을 높이고,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전기차가 급선회하거나 미끄러운 노면을 달릴 때 차량이 옆으로 얼마나 미끄러지는지를 나타내는 '측방향 미끄럼각(Sideslip Angle)'은 안전한 주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정보다.

그러나 이 값은 차량 내부 센서로 직접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자동차 회사들은 복잡한 물리 모델로 추정하거나, 간접적인 계산을 통해 유추해왔다. 이 방법은 정확도가 떨어지고 다양한 주행 조건에서 한계가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남강현 교수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와 물리 모델을 융합한 '물리적 AI 기반 추정 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차량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물리 모델에 더해, 타이어에 걸리는 옆힘(횡타이어력)을 측정하는 센서 정보와 AI 기반 회귀 모델(GPR)을 결합해 정확도를 대폭 높인 것이다.

연구팀은 물리 모델이 설명하기 어려운 비선형 타이어 거동과 주행 환경 변화를 보완하기 위해, 물리 기반 타이어 모델과 AI 기반 학습 모델을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추정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 

특히, 가우시안 프로세스 회귀(GPR)를 통합한 언센티드 칼만 필터(UKF) 관측기를 적용해 데이터 기반 학습의 유연성과 물리 모델의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차량의 미끄럼각을 기존 방식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게 추정하도록 설계했다.

이 기술은 실제 전기차 플랫폼 실험에서도 다양한 노면, 속도, 코너링 상황에서 높은 정확도와 강인한 추정 성능을 보였다. 정확한 차량 상태추정 기술은 전기차의 주행 안정성 제어, 자율주행 안전 확보, 에너지 효율 최적화 등과 직결되는 핵심 기술이다. 이번 성과는 물리적 AI 기반 차량 제어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중요한 기술적 진전으로 평가된다.

남강현 교수는 "물리 모델과 AI를 결합한 새로운 접근을 통해 전기차의 주행 상태를 보다 정밀하고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연구는 차세대 자율주행·전기차 기술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향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의 공동연구로 발전시켜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기술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동연구팀, AI로 반도체 소재 성장 비밀 풀어냈다
AI가 밝힌 '보이지 않던 화학 반응 지도'… 차세대 반도체 신소재 개발 길 열린다 

DGIST 화학물리학과 강준구 교수팀이 성균관대학교 에너지과학과 정소희 교수팀과 공동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반도체나노결정(콜로이드 양자점) 소재의 합성 반응 경로를 시각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실험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복잡한 화학 반응 흐름을 AI가 스스로 분석해 '지하철 노선도'처럼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게 만든 혁신적인 성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센서 소재 개발 속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나노결정소재(콜로이드 양자점)는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입자로, 크기에 따라 흡수·발광 색과 세기가 정밀하게 조절되는 차세대 나노 소재다. 삼성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 퀀텀닷 발광 재료로 주목할 만큼 고색재현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이며, 적외선 카메라·센서 분야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각 나노결정이 어떤 단계를 거쳐 생성되는지 규명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기존에는 제한된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자가 일종의 '추리'에 가까운 방식으로 반응 경로를 추정해야 했고, 데이터 부족이나 복잡한 반응 특성 때문에 정확한 해석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신 자연어 처리 기술로 알려진 '트랜스포머' 기반 AI와 '위상수학적 데이터 분석' 기법을 결합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불완전한 데이터를 AI가 스스로 보완해 전체 반응 흐름을 정교하게 재구성할 수 있으며, 서로 다른 데이터 간의 구조적 연결 관계도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복잡한 반응 과정을 하나의 '지도'처럼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기술을 차세대 적외선용 반도체 소재인 InAs(인듐 비소) 나노결정 합성 연구에 적용한 결과, 기존에는 하나라고 여겨졌던 성장 경로가 실제로는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합성 과정에서 첨가되는 물질들이 일종의 '교통 신호등' 역할을 해 반응 흐름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도 새롭게 밝혀냈다.

강준구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가 사람이 관찰하기 어려운 화학 반응의 숨겨진 경로를 찾아내는 '보이지 않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정소희 교수는 "이 기술이 다양한 신소재 개발 현장에서 연구 효율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