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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토스 하이브리드, 전기차 공백 아닌 전략적 선택"

셀토스 EV 출시 계획 가능성은 '제로'…연간 글로벌 판매 목표 43만대

노병우 기자 기자  2025.12.10 17: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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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아(000270)가 6년 만에 완전변경된 2세대 '디 올 뉴 셀토스'를 공개하며, 글로벌 소형 SUV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특히 이번 모델에서 가장 큰 핵심은 하이브리드 라인업 추가다. 이는 단순한 엔트리 SUV의 확장 전략을 넘어 기아가 전동화 전환기에서 하이브리드의 역할을 어떻게 재정의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시그널이다.

지난 9일 월드프리미어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아 경영진은 2세대 셀토스에 담긴 개발 배경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역할, 시장 내 포지셔닝 변화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내놨다.

◆셀토스 향한 시장 요구 두 가지 '공간성+연비'

이날 송호성 기아 사장은 셀토스 EV 출시 계획에 대해 "현재로서는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 이유는 명확했다. 기아는 이미 EV 풀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만큼, 굳이 셀토스에 EV 파생 모델을 추가할 필요성은 크지 않아서다.

그리고 기아가 선택한 해법은 하이브리드다. 2세대 셀토스에 하이브리드를 추가한 결정은 전동화 전략과 탄소중립 추진 측면에서 확실한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한다. 

송호성 사장은 "기존 셀토스는 내연기관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도입만으로도 전동화 전환의 중요한 발검음이자 그 과정에서 상당한 탄소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아는 1세대 셀토스의 글로벌 누적판매량이 200만대에 달한 점을 언급하며, 2세대 모델 개발 과정에서 고객조사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시장이 셀토스에게 바라는 핵심 니즈는 두 가지였다. 더 넓은 실내공간과 더 높은 연비 효율을 갖춘 파워트레인.

기아는 이를 반영해 휠베이스(+60㎜), 전장(+40㎜)을 키우고 적재공간을 확대했다. 동시에 연비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하이브리드 옵션을 새롭게 더했다.

◆'니로 하이브리드와 충돌?' 목표 고객이 다르다

하이브리드 사양은 니로와 동일한 TMED-1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지만, 셀토스에 최적화된 기능이 더해졌다. 즉, 단순 이식이 아닌 셀토스 중심 최적화 버전이라는 뜻이다.

서하준 국내상품실장(상무)은 "V2L, 스마트 회생제동 3.0 등 니로 대비 신규 기능을 적용했고, 제어기 세팅도 별도로 다듬었다"며 차별점을 설명했다.


기아 내부에서는 셀토스 하이브리드가 니로와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을 터. 이에 대해 송호성 사장은 두 모델의 포지션이 명확히 다르다고 답했다. 그는 "니로는 최고 연비를 중시하는 고객군, 셀토스는 SUV 감성과 실용 연비를 동시에 원하는 고객군이다"라며 "타깃 자체가 명확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기아는 2세대 셀토스의 연간 글로벌 판매 목표 43만대 중 약 35%가 하이브리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별 수요도 명확히 갈린다. 구체적으로 △인도·중남미·중동 → 가솔린 중심 △유럽 → 하이브리드 중심 △미국 → 가솔린 우세 △한국 → 하이브리드 성장세지만 가격대 고려 시 가솔린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아는 수요 변화에 따라 하이브리드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생산여력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가격인상 불가피…차급 대비 경쟁력 있게 설정

류창승 기아 고객경험본부 전무는 2세대 셀토스를 전기차 대중화 이전의 브릿지 모델로 규정했다. 그는 "충전 스트레스나 가격 장벽 때문에 EV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셀토스 하이브리드는 이런 고객들에게 전동화 경험을 자연스럽게 제공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셀토스에는 EV9과 동일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기아 EV 라인업의 시그니처인 스타맵 라이팅 그리고 V2L 기능까지 적용됐다. 전기차 기술이 대거 수평 전개되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미래지향적 SUV의 톤을 유지한다.

아울러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 디자인 담당 부사장은 2세대 셀토스 디자인이 EV2와 흐름이 유사해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2세대 셀토스가 정통 SUV의 볼륨감과 EV의 미래지향성이 혼재된 균형형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카림 하비브 부사장은 "기아의 모든 모델은 오퍼짓 유나이티드 철학 아래 일관성을 갖는다"며 "스타맵 라이트와 수직 라인 등 공통 요소가 있지만, 셀토스는 전통적인 SUV의 견고함을 유지하면서 하이테크 이미지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세대 셀토스가 X-라인 등 새 트림을 도입해 지역별로 다양한 SUV 성향을 충족하도록 설계했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차체 확대, ADAS·인포테인먼트 강화 등으로 가격인상은 불가피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경쟁차종, 내부 라인업 포지셔닝을 고려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할 것" 이라고 기아는 설명했다. 

더불어 국내 전용 안전사양과 편의사양도 언급됐다. 안전 하차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국내 고객 특성을 반영한 사양은 정식 출시 시점에 추가 공개될 예정임을 공유했다.

◆셀토스 하이브리드, 대세 아닌 '전략적 브릿지'

이번 Q&A에서 기아 경영진이 일관되게 강조한 메시지는 하나였다. "셀토스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임시방편이 아니라 EV 시대를 연결하는 전략적 하이브리드 SUV다."

①EV 기술을 하이브리드로 확대 ②니로와의 포지션 충돌 최소화 ③글로벌 시장별 수요 최적 대응 ④43만대 판매 목표 중 상당 비중을 책임질 실질적 성장 모델 등 셀토스 하이브리드는 단순한 파생이 아니라 기아 전동화 전략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