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아(000270)가 6년 만에 셀토스를 완전히 새롭게 선보이며 글로벌 소형 SUV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시 다지기 위한 본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디 올 뉴 셀토스(The all-new Seltos, 이하 셀토스). 이번 2세대 모델은 단순한 상품성 개선의 영역을 넘어 기아가 글로벌 SUV 전략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부여받았다. 특히 △전동화 △디지털 경험 △차급을 뛰어넘는 안전·편의 기술을 모두 담아낸 구성은 기아가 소형 SUV 시장을 '가성비 경쟁'이 아닌 '기준 재정의의 전장'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아가 월드 프리미어 영상에서 셀토스를 '주인공(The Protagonist, 더 프로타고니스트)'이라는 테마로 소개한 것도 단순한 연출이 아니다. 셀토스를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서 중심축으로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소형 SUV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구간이며 △중국 △일본 △유럽 브랜드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장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기아는 이 복잡한 전장에서 셀토스를 통해 제품 완성도와 첨단기술을 앞세운 새로운 경쟁 방식을 제시하려 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셀토스는 언제나 동급 최고의 가치를 제공해왔고,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모델 역시 고객들 니즈를 충족시킬 돋보이는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명성을 이어갈 것이다"라며 "셀토스를 통해 글로벌 SUV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정통 SUV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2세대 셀토스는 전면부의 강인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미래지향적 조형이 결합되며 '작지만 존재감이 큰 SUV'라는 방향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수직 패턴의 그릴, 와이드 스키드 플레이트 등 외관 요소는 단순한 스타일링 변경이 아니라 소형 SUV가 갖기 어려웠던 시각적 안정감과 강인함을 강조하기 위한 설계 전략이다.
기아는 셀토스가 입문형 SUV로 분류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상위 차급의 SUV가 가진 시각적 볼륨과 신뢰성을 그대로 이식하는데 집중했다. 여기에 디자인 특화 트림인 셀토스 X-라인(X-Line)은 역동적이고 대담한 이미지를 한층 더 부각시켰다.
실내 역시 단순한 공간 확장을 넘어 경험의 밀도를 우선한 구성이다. 넓고 심플한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높은 공간활용도를 통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다재다능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 전자식 칼럼 변속기, 윈드 쉴드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기존 상위 차급에서 먼저 도입되던 기능들이 셀토스에 포함되면서, 기아는 소형 SUV 시장을 위한 새로운 기준선을 설정했다.
셀토스는 536ℓ(VDA 기준)의 러기지 공간을 갖추고 러기지 공간에 상하 이동이 가능한 2단 러기지 보드를 더해 수납 편의성을 확보했으며 다양한 수납공간, 소품 걸이 등을 장착할 수 있는 기아 애드기어(AddGear)로 공간활용성을 향상시켰다.
이처럼 기아는 셀토스를 통해 '차급이 상품성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다시 강조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추가는 전략적 선택
이번 2세대 셀토스의 가장 전략적인 변화는 1.6 하이브리드 모델 도입이다. 이는 단순히 라인업 확장을 넘어 기아의 글로벌 전동화 전략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세계 주요 시장에서 소형 SUV는 전기차 전환이 가장 더딘 세그먼트 중 하나인데, 배터리 가격 증가와 충전인프라 한계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아는 이 공백을 하이브리드로 채우며, 효율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소비자들의 요구와 시장환경을 정확하게 겨냥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에 탑재된 V2L(Vehicle to Load) 기능과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3.0은 그동안 전기차 중심으로만 적용되던 기술을 소형 SUV에도 확장한 사례다. 기아는 단순한 연비 경쟁을 넘어 전동화된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확대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1.6 터보 가솔린 모델이 여전히 높은 출력과 넓은 주행 영역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고 있어, 기아는 전동화와 내연기관의 균형을 통해 다양한 수요층을 포괄하는 이중 구조 전략을 취하고 있다.
1.6 터보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193마력, 최대토크 27.0㎏f·m의 주행성능을 갖췄으며, 4WD 모델에는 터레인 모드가 장착돼 다양한 노면 환경에서도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셀토스에 적용된 터레인 모드는 노면 상태에 맞춰 사용자가 △스노우 △머드 △샌드 중 적합한 주행모드로 설정할 수 있어 차량을 최적으로 제어한다.
◆ADAS부터 AI 기반 편의 기능 대거 장착
이번 셀토스에서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첨단기술의 범위와 깊이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2,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다중 에어백 구조 등은 완전히 중형 SUV에 가까운 구성이다. 기아는 소형 SUV 시장에서도 안전 옵션 차별화가 아니라 안전 기본값 재정의라는 방식을 취했다.
여기에 생성형 AI 기반 '기아 AI 어시스턴트'가 더해졌다. 음성으로 차량 제어, 내비게이션 설정, 엔터테인먼트 이용, 매뉴얼 검색까지 가능한 기능은 단순히 편의성 확장이 아니라 차량 경험 자체의 성격을 바꾸는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기아는 이를 통해 젊은 소비자층,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셀토스의 등장은 기아의 SUV 전략과 전동화 전략 그리고 디지털 경험 전략이 동시에 정렬되는 중요한 지점이다. 소형 SUV 시장은 가격경쟁이 치열하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지 않지만, 한 번 성공하면 글로벌 판매의 기반이 되는 시장이다. 기아는 셀토스를 통해 이 시장에서 다시 표준을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기아가 2026년 1분기 국내 출시 이후 △북미 △유럽 △중국 등 핵심 시장에 순차 투입할 계획을 밝힌 것도 셀토스가 단순히 라인업의 한 모델이 아닌 글로벌 전선의 최전방에 서는 전략 차종임을 의미한다.
디자인, 전동화, 안전, 디지털 경험까지 전 영역에서 상향평준화를 이뤄낸 셀토스는 앞으로 글로벌 소형 SUV 시장의 판도를 바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