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시장을 흔들었지만, 글로벌 운용사들은 내년에도 증시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유럽·아시아 지역의 글로벌 운용사 37곳 중 30곳이 내년 증시 전망에 대해 '위험 선호(Risk-on)' 시각을 유지 중이다. △회복력 있는 글로벌 성장세 △AI의 추가 발전 △완화적 통화정책 △재정 부양책이 강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비아 셩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 멀티에셋 전략가는 “견고한 성장과 완화적인 정책 기대가 위험 선호 성향을 강화하고 있다”며 “주식과 신용자산 비중 확대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비앙코 DWS 최고정보책임자(CIO) 역시 “현재 진행 중인 강한 상승 추세에 타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업종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다수 운용사가 낙관론을 제시한 셈이다.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사례가 바로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다.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글로벌 AI 투자심리에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특히 데이터센터·로보틱스·엣지·오토모티브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는 AI 수요가 일시적 붐이 아니라 구조적 확산 국면에 있음을 입증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AI 투자는 진짜'라는 확신이 강화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637억~663억 달러로 제시했다. 중간값은 650억 달러 수준이다. 시장 전망치 616억6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로, AI 거품론을 확실히 불식시켰다.
국내 기업에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 엔비디아 실적에서 로봇·엣지·자동차 등 물리 세계에서 AI가 활용되는 영역이 부각되면서, 한국에 제조 기반을 가진 AI 기업들이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 시장이 본격 성장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먼저 AI가 제조·로보틱스 분야와 결합되면서 네패스(033640)·두산로보틱스(454910) 등 기존 하드웨어·제조 기반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Cobot) 기반 자동화 솔루션에서 AI 비전·AI 제어 알고리즘을 빠르게 도입하며 스마트팩토리 고객을 늘리고 있다. 네패스는 반도체 패키징 및 제조공정 자동화 분야에서 AI 검사·AI 공정 최적화를 확대하며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 중이다.
콘텐츠 생성 분야에 피지컬AI를 접목한 기업도 있다. 스카이월드와이드(SKAI, 357880)의 관계사 스카이인텔리전스는 로봇암 기반 자동 3D 스캐닝 기술에 생성형 AI를 결합해 제조 점검·검사 자동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육안으로 수행하던 넓은 표면·복잡 구조물의 품질검사를 로봇이 자동으로 스캔하고, 생성형 AI가 분석·해석하는 방식으로 정확도를 높이는 구조다.
특히 모회사 스카이월드와이드의 마케팅솔루션 사업부는 출범 10개월 만에 30억원 규모 신규 사업을 확보하면서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번에 수주한 프로젝트들은 국내외 대형 제조·금융·라이프스타일·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군에서 확보한 것이다.
스카이월드와이드의 맞춤형 AI 마케팅 솔루션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물론, 실제 성과로까지 이어진 것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긴 시간 AI 거품론이 시장에서 거론되면서 혼동이 있었다"며 "그러나 AI 빅테크 기업들이 호실적을 거두고 있고, 전문가들도 AI산업의 지속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신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