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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숨기지 않는다"…4060 여성들 '마음 돌봄'에 투자

한화손보, 뉴년기 리포트 발표…'마음 리듬' 관리 나서는 중년층

배예진 기자 기자  2025.12.08 17: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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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업과 연구 기관이 '여성 생애 2막'을 미래 수요로 주목하는 가운데, 갱년기 여성들의 정서 관리 방식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감정 변화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지만, 이를 직장과 일상에서 숨기기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스스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진 것이다.

한화손해보험(000370) LIFEPLUS 펨테크연구소가 8일 공개한 '뉴년기(New+갱년기) 트렌드 리포트 3편: 마인드셋'에 따르면, 갱년기 여성 3명 중 1명(34.2%)은 "감정 조절이 어려워 일상이 힘들다"고 답했다. 짜증 증가(71.2%), 무기력감(46%) 등 정서적 어려움도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대응 방식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직장에서 '참고 넘긴다'는 응답이 여전히 62.4%로 높지만, 업무 조정(20.4%), 동료에게 솔직한 커뮤니케이션(13.6%) 등 '감추기보다 공유' 전략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연구소는 이러한 흐름을 '갱밍아웃(갱년기+커밍아웃)'이라는 신조어로 정의했다.


갱년기를 스스로 관리하려는 흐름은 의료·웰니스 소비 변화로도 이어진다. 국제 폐경 학회지 연구(2019년)를 비롯해 명상·마인드풀니스가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근거가 소개되면서, 중년층의 정신건강의학과 이용과 디지털 마음 돌봄 콘텐츠 소비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보고서는 여성들이 단순한 치료를 넘어 '능동적 회복'에 나선 것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역할 일기, 자신만의 '갱년기 SPA(Space·Person·Activity)' 구성, 명상·가드닝 등 몰입 활동을 통해 정서적 루틴을 재정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설문에서도 여성 10명 중 6명이 "몰입할 수 있는 새로운 활동을 찾고 싶다"고 응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SNS 활용 증가다. 갱년기 이후 SNS 활동이 더 활발해졌다는 응답은 연령대별로 20~30% 수준이었고, 특히 60대 이상 여성의 32%는 "최근 SNS를 적극적으로 쓰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갱년기를 기록하고 공유하며 서로 공감하는 방식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중·장년층 맞춤형 정신건강 서비스, 커뮤니티 기반 웰니스 프로그램 등 새로운 펨테크(femtech) 시장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펨테크연구소 관계자는 "갱년기는 멈춤이 아니라 인생 리듬을 새롭게 짜는 전환기"라며 "정서 관리와 학습 욕구가 맞물리면서 관련 시장도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남녀 갱년기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