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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조리 자동화 선도" 로닉 오진환 대표

AI·로보틱스 기반 기술로 급식부터 글로벌 프랜차이즈까지 확장 추진

김우람 기자 기자  2025.08.04 12: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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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빙 로봇이 확산되는 걸 보면서 다음은 조리 자동화가 화두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조리야말로 외식 산업이 안고 있는 인건비, 품질, 위생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AI 조리 자동화 스타트업 로닉(Ronik)의 오진환 대표는 자사가 개발한 '큐브' 조리 로봇을 통해 외식 산업의 구조적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창업 전 로봇 기술 기반부터 외식업 진출 과정, 기술적 강점과 시장 확장 전략까지 로닉이 구상하는 식문화의 미래를 설명했다.

오 대표는 SK텔레콤(017670) 재직 당시 AI로봇 프로젝트를 맡아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후 교육·서비스 로봇 분야에 도전했으나, 제한된 수요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외식업 현장의 애로사항에 관심을 가졌다. 이를 계기로 그는 조리 자동화가 로봇 기술의 실용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정말 사람이 가장 많이 필요한 곳이 조리 현장이었다"며 "반복성과 위생 관리, 숙련도 편차 같은 문제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그렇게 개발한 솔루션이 '큐브'다. 큐브는 정육면체 형태의 모듈형 조리 로봇이다. 각각의 모듈은 식재료 계량, 충진, 가열 등 기능을 담당한다. 모듈을 조합하면 전체 조리 라인을 구성할 수 있어, 메뉴에 따라 자유롭게 대응이 가능하다. 모듈형 구조로 설치가 간편하며, 메뉴 교체도 수월하다.

큐브는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식재료를 정확히 계량하고 조리한다. 샐러드 주문의 경우, 태블릿 화면에서 원하는 토핑과 영양성분을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는 기호에 따라 재료를 추가하거나 제외할 수 있다.

주문이 완료되면 큐브는 자동으로 그릇을 준비한다. 이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다음 유닛으로 이동시키고, 유닛별로 정해진 재료를 정확히 투입한다. 조리가 끝난 음식은 배송 유닛을 통해 사용자에게 전달된다. 이 전 과정이 정밀하면서도 일관되게 이뤄진다.

오 대표는 "로닉 큐브는 식재료의 무게, 신선도, 수분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조리 조건을 자동 조정한다"며 "g 단위 정량 투입이 가능해 소비자는 균일한 품질의 음식을 받을 수 있고, 매장 운영자는 재고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큐브는 1분에 4~5그릇, 시간당 최대 300그릇의 음식을 안정적으로 조리할 수 있다. 조리 알고리즘과 센서 기반 실시간 제어 기술 덕분에 주문이 몰리는 시간에도 공정 누락 없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현재 로닉은 해장국, 샐러드, 국수 등 다양한 한식 메뉴에 대응 가능한 조리 유닛을 갖추고 있다. 모듈만 교체하면 점포 형태나 식문화 환경에 맞춰 즉시 전환이 가능하다.

오 대표는 "기존 조리 로봇은 식재료를 정형화해야 했다"며 "반면 우리는 로봇이 식재료에 맞추는 구조다. 식재료 상태를 인식하고, 제어 알고리즘을 조정한다. 이 부분이 우리의 기술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술은 소비자에게는 품질 일관성과 정확한 영양 정보를 제공한다. 매장 측에는 발주 최적화, 재고 예측 등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이 모든 요소는 ‘큐브 AI 플랫폼’이라는 이름의 통합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큐브 AI는 단순 조리 기술을 넘어서, 매장 운영 전반을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유닛 구성을 유연하게 바꾸고, 영양 분석, 주문 이력 관리, 고객 선호도 분석 등 기능을 통합 제공한다.

오 대표는 "우리는 기계를 파는 회사가 아니다"라며 "우리의 목표는 식문화 전체를 데이터로 운영할 수 있는 '운영체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로닉은 유명 대기업을 비롯한 단체급식 현장에서 기술 검증을 진행 중이다. 또 샐러드 전문 브랜드와 협업한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도 파일럿 테스트 중이다. 우수한 기술력 덕분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탭엔젤파트너스가 운영하는 IBK기업은행(024110)의 창업 육성 플랫폼 IBK창공 마포 15기에도 선정되기도 했다.

오 대표는 급식 시장을 자동화의 출발점으로 본다.

그는 "급식은 반복 공정이 많고, 조리 흄 문제 등 산업재해 이슈도 크다. 자동화 도입이 가장 절실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로닉은 급식 시장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 △소상공인 △해외 외식업체로 점진적인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 대기업과의 PoC 논의가 진행 중이며, CES 2026 출품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설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사업 모델도 기술 판매보다는 렌탈 중심이다. 로봇 모듈은 렌탈 형태로 제공되며, 이후 관제 및 분석 서비스는 구독 기반 SaaS 모델로 수익화를 도모한다.


오 대표는 "기계는 따라잡힐 수 있지만, 서비스 품질과 고객 신뢰는 그렇지 않는다"며 "그래서 자체 운영체제를 개발했고, 관제 중심으로 전체 서비스를 통합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금은 AI 기술과 정부 지원 등으로 창업 환경이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기술로 사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로닉은 앞으로도 책임감 있는 기술로 외식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따뜻한 식사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