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록적인 폭염이 일상화된 2025년 여름, 거리의 풍경도 달라졌다. 햇볕을 피하려 펼쳐 든 양산은 이제 더 이상 '중장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성별과 연령을 초월한 '필수템'이자 패션 아이템으로 양산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 에이블리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7월1일부터 21일까지 양산 거래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 검색량은 무려 231% 폭증했다. 양산과 우산을 겸한 '우양산'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기간 동안 우양산 거래액은 56%, 검색량은 122% 늘어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7월 양산 관련 매출은 44.3% 상승했으며,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각각 60%, 47%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무신사에서는 남성 고객의 양산 검색량이 전년 대비 1083%나 뛰며 변화의 중심에 남성 소비자가 있음을 증명했다.
패션 플랫폼 29CM에서는 '암막우산' '경량양산' 'UV차단' 등의 키워드 검색량과 거래액이 80% 이상 증가했고, LF몰의 경우 '양우산' 키워드 검색량이 175%, '우양산'은 102% 증가했다. W컨셉은 자외선 차단 양산의 매출이 70% 이상 증가했으며, 양산을 구매한 남성 고객의 비중이 20% 가까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의 인기 상승은 브랜드별 신제품 전략에서도 드러난다. LF의 '닥스 액세서리'는 양산 스타일 수를 전년 대비 18% 늘리고 물량을 20% 확대했다. 여기에 가방형 파우치가 함께 제공되는 경량 양산은 출시 직후 조기 품절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7월 중순까지 닥스 액세서리의 양산 매출은 전년 대비 144% 급증했다.
헤지스 액세서리는 300T 초고밀도 원단과 자외선 차단 기능을 탑재한 제품으로 방수성과 내구성을 끌어올렸다. 시그니처 패턴 'H 뚜왈'을 적용한 양산은 기능성과 스타일을 모두 만족시키며 판매 호조를 기록, 7월 중순까지 전년 대비 매출이 50% 이상 증가했다.
질스튜어트뉴욕 액세서리는 '쁘띠버니 패턴 우양산'을 포함한 7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자동 개폐 기능, 높은 자외선 차단율을 앞세운 이 제품군은 출시 직후 품절됐으며, 초도 물량의 2배 추가 발주가 진행 중이다.
또한 아떼 바네사브루노 액세서리는 브랜드 특유의 고급미를 반영한 '뜨왈 드 주이' 패턴 양산을 출시해 7월 초 완판 사례를 기록했다. 동일 패턴의 전용 파우치를 크로스 스트랩 형태로 구성해 휴대성과 스타일 모두를 만족시킨 것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도 우양산의 판매량이 5월 초 대비 50% 증가하면서 대부분 매장에서 품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11번가 등 대형 유통업체 또한 양산 판매량이 단기간 내 20~40% 이상 급증했다.
TV홈쇼핑도 여름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GS샵은 성유리 에디션으로 선보인 '로라애슐리 양우산'이 단 30분 만에 2000세트를 판매해 주문액 1억원을 달성했다. 주요 구매층은 45~54세 여성으로, 고기능성 제품에 대한 수요가 두드러졌다.
MZ세대에서도 양산은 더위를 피하는 제품이자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켄싱턴호텔 여의도 리테일 매장인 케니샵에서 판매하는 양우산은 최근 재발주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다. 20~30대의 구매 비중이 약 3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이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단순한 자외선 차단을 넘어선 기능성과 디자인 변화가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양산은 체감 온도를 최대 7도 낮춰주는 효과가 있으며, UPF 50+ 제품은 자외선 차단율이 98% 이상으로 피부 보호에도 탁월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늘을 들고 다닌다'는 말이 현실이 된 여름, 양산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앞으로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양산, 우양산 등 자외선 차단 제품의 수요가 더욱 활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LF 관계자는 "여름철 건강 지킴이 양산이 더 이상 특정 연령대나 성별에 국한되지 않고 남녀노소가 즐겨 사용하는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라며 "단순한 자외선 차단을 넘어 개성과 스타일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각 브랜드에서는 양산 하나에도 차별화된 감성과 디테일을 담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