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A씨는 8월부터 보험료가 오른다는 소식에 필요도 없는 건강보험을 덜컥 가입하고 말았다. 가입을 하고 나서야 향후 20년간 보험료를 납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나,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DB·메리츠·KB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내달부터 예정이율을 기존 대비 0.25p 내리기로 했다. 통상 0.25%p 예정이율 인하 시 보험료가 최대 10%까지 오른다.
대상은 자동차보험과 여행자보험 등 단기 상품을 제외한 신규·갱신형 상품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업 현장 일선에서는 보험료가 오르기 전 가입해야 한다는, 이른바 '절판 마케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보험상품 가운데 장기 보장성보험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장기 보장성보험은 무해지·저해지환급형 상품이 많아 중도 해지시 환급금이 적다. 이에 보장 필요성과 10년 이상 보험료 납입이 가능한 상황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손보사들이 예정이율 인하를 단행한 배경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있다. 예정이율은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보험금 지급 때까지 거둘 수 있는 기대 수익률을 말한다.
보험사들은 이 수익을 통해 보험금을 지급하므로, 상품을 설계한다. 뿐만 아니라 고객이 내야 할 보험료를 산출할 때도 예정이율을 적용한다.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예정이율도 내려갈 수밖에 없게 됐다.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주로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데 투자할 당시보다 금리가 낮을 경우 수익도 함께 떨어져서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2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p씩 내린 바 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는 2.5%까지 떨어졌고,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보험 상품의 보장 항목과 가입 금액도 조정될 예정이다. 삼성·DB·메리츠·KB 등은 보험요율 및 보장 범위 변경 작업에 착수했으며, 보험설계사와 대리점에 이달 말까지 청약서 회수 일정을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생명보험 상품들은 당분간 보험료가 유지될 것이 유력하다. 생보사는 손보사보다 보험상품의 보장 기간과 자산 운용 기간이 길다. 따라서 예정이율 변동 주기도 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