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미 관세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 유럽연합(EU)과의 협상에서 50%의 관세가 유지돼서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정부와 협조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일본·EU와의 관세 협상에서 상호관세 및 일부 품목 관세를 예고했던 것보다 낮췄지만, 철강·알루미늄 품목에 대한 관세는 유지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월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이어 50%로 인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진행형인 한미 협상에서도 철강·알루미늄 품목에 대한 하향 조정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의 철강 대미 수출은 전체 철강 수출의 15% 이상을 차지한다.
더욱이 같은 흐름에서도 일본과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4위인 일본제철이 미국 US스틸을 인수하면서 미국 내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해서다. 또 일본제철은 2028년까지 US스틸에 110억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하고, 일본에서 기술자 40명을 파견할 방침이다.
반면 포스코와 현대제철(004020)은 미국 내 생산시설이 없다. 경쟁사인 두 기업이 협력해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지만, 2029년에나 완공된다. 위기감이 더 커지는 이유다.
다만 EU가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일정 수준까지 50% 관세를 면해주는 쿼터제 도입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철강업계 역시 이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다.
앞서 한국은 트럼프 1기 시절인 지난 2018년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전 세계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때, 협상을 통해 수출 물량을 70%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톤에 대한 무관세 쿼터'를 인정받은 선례가 있다.
물론 EU에 대해서도 아직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국내 철강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정부와의 협력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쿼터 적용 또는 관세율을 낮추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라며 "긍정적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