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29일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불과 사흘 앞둔 시점에서 정부가 진행 중인 한미 관세 협상에 힘을 보태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후 3시50분께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했다. 이는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첫 해외 출장이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정부 협상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와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협력 방안을 직접 제시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최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미국 러트닉 상무장관과의 협상에서 반도체·조선·배터리 등 전략 제조업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10나노 이상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이며, 오는 2030년까지 총 370억달러(약 54조원)를 투자해 현지 생산 거점을 확충하고 있다. 이 계획의 핵심은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텍사스주 테일러 신규 파운드리다.
특히 전날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약 22조7648억원 규모의 차세대 자율주행용 AI칩(AI6)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칩은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으로,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부흥 정책과 투자 유치 전략에 부합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테슬라 계약 수주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생산·투자 위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미 무역 협상에서 한국 측의 협상력을 높이는 '우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 회장의 이번 워싱턴 방문은 막판 분위기 전환을 노린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