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CC(002380)가 모멘티브 인수 금융 상환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이자비용 절감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C는 7월 이내 자회사 MOM Holding Company(이하 MOM)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2만6329주 약 1조186억원 규모 주식을 취득할 예정이다.
출자 자금은 MOM을 거쳐 종속회사 Momentive Performance Materials Inc.(이하 모멘티브) 인수 금융 상환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MOM은 모멘티브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다. KCC는 MOM을, MOM은 모멘티브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5500억원에 이어 이번에도 1조원 수준 상환이 이뤄지면서 이자 비용을 연결 기준 연간 약 1000억원 이상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KCC 3000억~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감안하면 1000억원은 영업이익 25% 이상을 차지하는 금액이다.
상환재원은 KCC가 보유한 HD한국조선해양(009540) 주식 205만4614주를 기초자산으로, 교환가액 42만9650원에 교환사채(Exchangeable Bonds, EB)를 발행해 자금 8828억원을 조달했다.
교환사채는 일정 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채권 일종이다. 투자자는 상황에 따라 원금 대신에 KCC 보유 HD한국조선해양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KCC가 주식을 당장 매각하는 방식보다 유리한 선택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HD한국조선해양 주가는 33만0500원/주(교환사채 발행 당시 7월 3일 종가) 수준임에도 불구, 교환사채는 주식 시장가보다 30% 높은 교환가액으로 발행돼 투자자 교환권이 행사된다면 발행 당시 시가 대비 30% 할증 가격에 주식을 처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론 대규모 주식을 직접 처분하는 경우 블록딜 형태로 할인된 가격으로 처분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교환사채 발행시 대규모 자금을 저비용으로 효율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식을 간접적으로 할증된 가격으로 처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최근 한국조선해양 배당성향과 배당에 대한 권리를 여전히 KCC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EB발행으로 발생하는 이자비용도 거의 부담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교환사채 발행이 최적의 선택으로 평가된다.
즉 KCC는 이번 EB발행으로 주식 매각 효과를 극대화했을 뿐만 아니라 자금 조달 효율성과 유연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KCC가 이처럼 실리콘 사업에 투자하는 건 높은 미래가치 때문이다.
실리콘은 자동차‧반도체‧의료 등 전방산업에 필수 첨가제로, 미래 산업 기초가 되는 소재일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활용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실리콘 시장 규모는 224억달러이며, 2031년에는 405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톱3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는 중요 미래 먹거리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KCC는 지난해 5월 모멘티브 지분 100%를 확보한데 이어 12월 KCC실리콘이 모멘티브 한국법인 '모멘티브코리아'를 역합병한 바 있다. 실리콘 사업을 KCC실리콘으로 일원화해 안정적 사업 지배력을 확보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사업경쟁력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KCC-모멘티브간 교류 활성화로 사업 구조개편 및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어려운 경기 환경 속에서도 실리콘 소재 확장성과 KCC실리콘 초격차 기술력 바탕으로 재정적‧구조적‧기술적 투자를 지속해 향후 고부가가치 중심산업 매출을 선점하고 비중을 늘리겠다는 방침인 셈.
이런 KCC 전략은 현재까진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KCC는 2021년‧2022년 실리콘부문에 있어 각 26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이뤄냈다. 물론 2023년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침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원가 경쟁력 개선을 위한 내부 구조적 노력과 고수익 스페셜티 제품 강화에 힘을 쏟은 결과, 2024년 영업이익이 2023년 대비 1500억원을 개선한 729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역시 206억원을 달성하며, 건설 경기로 침체로 힘든 시기 실적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
KCC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최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실행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계획에서는 2030년까지 매출 10조원 영업이익률 10% 달성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수익성 중심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함께 실리콘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