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부산울산지사가 사천정동2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공사와 관련해 선서건업주식회사(용역회사)에 지급한 PM 용역비 82억5000만원을 뒤늦게 '선급금'으로 판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시비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1일 HUG(부산울산지사)는 신태양건설(시공사)과 사천정동2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 건설에 협약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신태양건설은 사천정동2지구주택조합측과 협의해 총 공사비 257억5000만원 중 신태양건설의 자회사인 선서건업주식회사(용역회사)에 PM 용역비 82억5000만원을 청구했고, HUG(부산울산지사)는 인출 지급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후 HUG(부산울산지사)는 2024년 3월29일 "공사비 인출에 동의한 선서건업주식회사(용역회사)의 PM 용역비 82억5000만원이 공사 선급금으로 판단된다"며, 사실상 입장이 달라진 공문을 사천정동2지구주택조합측에게 2024년 7월19일 발송했다.
당시 HUG(부산울산지사)는 "공사비는 공정률에 따라 인출돼야 한다. 협약서와 달리 인출된 것으로 판단되는 선서건업주식회사(용역회사) PM 용역비 82억5000만원을 입주금관리계좌로 환입할 것을 요청한다"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관리상의 안전장치를 뒤늦게 마련한 셈이다.
◆HUG(부산울산지사)와 선서건업주식회사의 수상한 관계
여기서 주목할 점은 HUG(부산울산지사)와 신태양건설사(시공사)의 자회사인 선서건업주식회사(용역회사)가 사천정동2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건설 최초 계약일인 2023년 11월1일부터 2024년 7월19일까지 약 8개월간 어떤 관계로 업무를 진행했느냐는 부분이다.
실제 2024년 4월 HUG(부산울산지사) 박 모 팀장과 사천정동2지역주택조합 유 모 전 조합장과의 2분32초 통화 내용을 프라임경제가 입수했다.
다음은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이다.
박 팀장 "아 조합장님 잘 계셨습니까"
유 전 조합장 "아 네"
박 팀장 "지금 공사는 하고 있습니까"
유 조합장 "공사는 하고 있습니다. 하고는 있는데 순서가 좀 뒤 바뀌어서"
박 팀장 "터파기는 하고 있구요, 아니 그래도 돈이 나갔는데"
유 조합장 "안그래도 저도 좀 걱정이 됩니다"
유 조합장 "양산시 공사 현장을 만에 하나를 대비해 인수증을 받아 놓으셨다는 데 맞습니까"
박 팀장 "네 맞습니다, 그런데 그게 내용적으로는 그런 내용인데, 일단 받기는 받았습니다"
유 조합장 "부담을 가지라고 하신 줄은 알고 있습니다"
박 팀장 "부담이죠 뭐 그때 회장님도 오셔서 책임지겠다는 식으로, 그래서 받기는 받았는데"
유 조합장 "사실 우리도 그 내용 자체가 선급금 성질이고, 보증서를 청구해야 하는데, 시간도 없고, 한 달 이내에 보증서를 끊어준다고 해서 각서 비슷하게 받아놓기는 받았습니다"
박 팀장 "아 네네, 그쪽에 선급금에 대해서, 일단 내용적으로는"
유 조합장 "계약상으로는 원래 선급금이 나가면 보증서를 청구하게 돼 있거든요"
박 팀장 "네 그러니까. 그거나 그거나 PM에 대해서는 가능한 똑 같은 내용 이니까"
박 팀장 "전화좀 주십시오"
유 조합장 "사진까지 첨부해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박 팀장 "일단 알겠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조합장님 네 들어가십시오"
주택조합 관련 전문가는 "이 대화의 배경에는 신태양건설(시공사)과 자회사인 선서건업주식회사(용역회사)가 공사 선급금(PM)을 HUG로부터 우선적으로 지급 받아 타 공사현장(대화상 양산시 공사현장)에 돌려막기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 할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택조합 아파트 신축공사는 성공확률이 저조해 관리감독이 철저히 요구되는 사업이다"며 "이같은 짬짬히 공사 절차로 인해 조합원은 물론 기초공사를 진행한 하도급 업체들도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신태양건설(시공사)은 터파기 공사를 담당한 선우종합건설(오창호 사장)과 2024년 4월15일부터 2026년 9월11일까지 아파트 공사금(터파기) 31억7300만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선우종합건설(터파기)은 계약이후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공사를 진행했다. 선우종합건설은 약 12억4800만원의 공사를 진행했지만 3회에 걸쳐 1억9500만원을 지급받았으며, 현재까지 10억5300만원이 미지급된 상태다. 총 터파기 공사대금은 31억7300만원이다.
선우종합건설 오창호 사장은 "1년 가까이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면서 공사금을 지급 받지 못해 현재 부도 위기다"며 "최근에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지만, 사장으로써 직원들에게 밀린 임금을 지급할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사천정동2지역주택조합 관계자는 "아파트 공사 재개를 위해 이사진들을 새롭게 구성하고 있다"며 "조합원들과 터파기 공사 관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가능한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UG 관계자는 "선우종합건설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거나 동 업체를 보증채권자로하여 보증을 발급한 사실이 없는 등 하도급 관련 관계가 없어 대금 지급 등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권한의 밖의 사항임을 알린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HUG는 사천정동2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공사와 관련해 철저한 관리·감독은 물론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소홀함이 없어야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택조합원과 공사 관계자들의 피해는 절대적으로 없어야 하는 것이 보증공사의 설립 목적"이라며 "만약 사천정동2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 공사에 보증공사 행정 절차상에 어긋나는 편법이 동원 됐거나 묵인한 사실이 있으면 상급기관이나 감사원 등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총 745세대를 신축하는 사천정동2지역주택은 2023년 4월1일 공사를 시작해 2026년 6월까지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2024년 11월 신태양건설의 부도로 인해 현재는 공사 진행이 미지수다.
294명의 조합원들은 2024년 3월부터 중도금을 대출 받아 매달 100만원 가량의 이자를 현재까지 지불하고 있어 피해는 계속 이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