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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아 EV4' 남다른 질주 본능에 짠돌이 연비까지

차세대 전동화 세단 방향성 제시… i-페달 3.0 적용돼 운전 편의성·승차감 향상

노병우 기자 기자  2025.05.02 13: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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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몇 년간 기아(000270)의 모든 계획 중심에는 '전기차'가 있었다. 덕분에 기아는 현재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가 됐고, 전기차 전환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제는 '기아=EV 브랜드'라는 각인도 어느 정도 자리매김했다. 다만 기아는 여전히 배고프다.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공경적인 신차 출시다. 

이번에는 기아 최초의 전동화 세단을 선보였다. 그렇게 'EV4'는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고 EV 라인업을 확장하기 위해 등장했다. EV4는 2021년 출시된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를 시작으로 △EV9 △EV3에 이어 기아가 네 번째로 선보이는 전용 전기차 모델이다.

"세단을 새롭게 재해석한 EV4는 디자인을 통해 모빌리티를 다시 정의하고자 하는 기아의 노력이 반영된 모델이다. EV4는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세련되면서도 실용적인 사용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 카림 하비브(Karim Habib) 기아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

"EV4는 SUV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기아가 추구하는 차세대 전동화 세단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EV는 국내 전기차시장을 확대하고 대중화를 이끌 것이다." -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

이에 전동화 세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EV4를 시승했다. 시승코스는 스타필드 하남에서 출발해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카페를 다녀오는 약 70㎞다.

◆새로운 유형·혁신적 실루엣의 전동화 세단

'혁신적인 실루엣'. 기아가 EV4를 설명함에 있어서 이를 수차례 언급했다. 전면부는 와이드한 느낌을 강조하는 수직 형상의 헤드램프와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조화를 이룬 타이거 페이스(Tiger Face)가 대담한 인상을 준다. 기하학적인 패턴을 적용한 범퍼 하단부 디자인은 날렵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측면은 낮게 떨어지는 후드 앞단에서부터 트렁크 끝단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실루엣과 휠 아치를 감싸는 블랙 클래딩이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19인치 휠은 시각적 대비를 활용해 독창적인 형상으로,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면부는 기존 세단에서 볼 수 없었던 루프 스포일러가 차체 양 끝에 배치됐다. 또 차량 가장자리를 따라 위치한 수직형 테일램프는 전면부 램프 디자인과 통일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트렁크의 넓은 폭을 강조하며, 트렁크 파팅 라인을 따라 이어지는 하단 범퍼 디자인은 깔끔함을 극대화한다.

EV4 GT 라인(line)은 기본 모델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전용 디자인 요소가 적용돼 한층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GT 라인에 적용된 날개 형상의 전·후면부 범퍼는 더욱 단단하면서도 날렵한 인상을 주며, 전용 19인치 휠은 삼각형 조형을 중심으로 디자인돼 미래적이고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EV4는 넉넉한 실내공간과 적재공간을 갖춰 활용성을 극대화한 것은 물론, 수평형 구조로 정돈된 깔끔한 실내 디자인으로 운전자 중심의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전장 4730㎜ △축간거리 2820㎜ △전폭 1860㎜ △전고 1480㎜의 넓은 공간을 바탕으로 여유로운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했다. 여기에 490ℓ(VDA 기준)의 트렁크를 갖췄으며, 트렁크가 열리는 면적을 넓혀 적재 시 편의성과 활용성을 높였다.

또 12.3인치 클러스터·5인치 공조·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총 세 개의 화면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탑승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며, 차량 조작버튼을 최적 배치해 편의성과 공간 활용성을 향상시켰다.

디스플레이 하단에 적용된 히든 타입 터치 버튼은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연출하며, 운전 중 직관적인 조작이 필요한 △미디어 전원·음량 △공조 온도·풍량 기능은 사용편의성을 고려해 에어 벤트 아래에 물리버튼으로 적용됐다.

기아는 EV4에 전방으로 80㎜ 확장 가능한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을 적용해 1열 승객이 정차 중 업무나 식사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콘솔 암레스트를 2열을 향해 수평으로 열 수 있는 회전형 암레스트를 기아 최초로 적용해 2열 승객의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더불어 기아는 기아 최초로 EV4에 간단한 조작으로 시트 포지션과 조명 밝기를 전환할 수 있는 인테리어 모드를 적용해 고객이 주행 전후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실내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기아 모델 중 가장 우수한 공력성능 뽐내

EV4는 E-GMP를 기반으로 81.4㎾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과 58.3㎾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 모델로 운영된다. 시승에 사용된 모델은 롱레인지 모델이다.  롱레인지 모델의 최고출력은 150㎾(240PS), 최대토크는 283Nm이다.

롱레인지 모델은 자체 측정 기준 350㎾급 충전기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31분이 소요된다. 복합전비는 기아 EV 라인업 중 가장 높은 5.8㎞/㎾h다(2WD 17인치 휠 및 산업부 인증완료 기준). 

특히 EV4는 롱레인지 모델 기준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긴 533㎞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그도 그럴 것이 EV4는 공기역학적인 설계를 바탕으로 기아 모델 중 가장 우수한 공력성능인 공기저항계수 0.23을 달성했다. 

참고로 롱레인지 모델에서 19인치 타이어가 장착됐을 경우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502㎞, GT 라인은 495㎞다. 아울러 복합전비는 각각 5.5㎞/㎾h, 5.4㎞/㎾h다.

EV4는 재빨라 보이는 만큼, 실제로도 잘 달린다. 에코 모드에서도 잽싸게, 노멀 모드에서는 더욱 잽싸게, 스포츠 모드에서는 튀어나간다. 운전의 재미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주행감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편안함과 안정감까지 갖춘 모습이다. 

어떤 모드에서도 EV4는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소리 없이 쭉쭉 달려 나가고, 시속은 100㎞에 금방 다가갔다. 스티어링 휠은 살짝 가볍게 세팅돼 흐느적거린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다.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지나며 발생하는 충격은 차체가 남김없이 흡수했다. 와인딩 구간에서 일부러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도 EV4는 흔들리거나 불안한 움직임을 운전자에게 전혀 전달하지 않는다. 특히 EV4는 주행하는 내내 거슬리는 소음도 없다. 

EV4는 가속페달 조작만으로 △가속 △감속 △정차가 가능한 i-페달 기능을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활성화할 수 있는 i-페달 3.0이 적용됐다. i-페달 3.0을 사용하면 EV4의 전비는 꾸준히 쉽게 올라간다.

①스타필드 하남에서 출발해 경기도 광주 카페까지 35.7㎞를 달리고 6.9㎞/㎾h ②카페에서 다시 스타필드 하남까지 35㎞를 달리고 6.6㎞/㎾h를 기록했다. 참고로 이날 시승에서 가장 많이 나온 전비는 톱3는 △8.8㎞/㎾h △8.5㎞/㎾h △8.4㎞/㎾h였고, 참가자 평균 전비도 7.0㎞/㎾h에 달했다.

기아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언제나 그랬듯이 풍족하다.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흘러넘친다. 기아는 EV4에 고속충전이 가능한 100W C타입 USB 충전 단자(전용 케이블 제공)를 동급 최초로 적용한 것을 비롯해 △빌트인 캠 2 플러스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헤드업 디스플레이 △운전자 전방 주시 경고 카메라 △운전자 주의 경고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2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등을 탑재했다.

또 △서라운드 뷰 모니터 △측방 주차 거리 경고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후측방 모니터 등 주차 관련 편의사양도 적용됐다.

이외에도 EV4는 △9 에어백 시스템 탑재 △초고장력 핫스탬핑 부품 확대 적용 △차체 전방 구조물 최적화 △차체 측면부 주요 소재 및 구조 보강을 통해 충돌 안전성능을 확보했고, 국토교통부 주관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 시범사업을 통과하는 등 배터리 안전성을 입증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