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살아남을 건설업계는 손에 꼽을 정도일 겁니다”, “건설업계가 연말까지 버틴다고 하지만 결국 내년 초부터는 줄도산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부동산시장의 장기적 침체와 금융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가 은행들로부터 자금조달 압박까지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건설업계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자 1~5년 이상 남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 상환자금에 대해 은행들이 상환을 촉구하거나 리파이낸스를 요구하고 있는 것.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경기 좋을 땐 알짜이익을 챙기다 경기가 나빠지자 건설사들을 상대로 착취를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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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부진으로 금융권에서 건설업에 대한 자금지원은 끊긴지 이미 오래다. 이로 인해 건설업체들은 신규사업추진에 필요한 자금의 조달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는 시중은행이 PF자금 등에 대해 전반적인 만기연장이 가능하도록 정부의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건설 3단체에 따르면 현재 유동성 위기는 금융기관이 건설회사의 재무구조가 IMF때(1997년 부채비율:570%)보다 크게 양호함에도 PF자금에 대해 갑자기 상환요청을 하거나 만기시 차환승인을 거절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치솟는 금리, 쓰러지는 건설업계
지난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난 올 6월말(현재) 시중은행 부동산 PF대출 규모는 32조6,96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이 11조8,29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이 11조2,773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과 외환은행 PF대출 규모는 각각 5조2,630억원과 2조4,427억원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1조5,730억원에 그쳤다.
이와 관련 모 금융사에서 PF를 담당한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를 비롯한 각종 규제로 인해 부동산 PF사업은 이득을 낼 수 없는 구조”라며 “현재 시중에 뿌려진 수십조원의 PF자금의 회수가 사실상 지연되면서 건설업계와 금융권이 동반 위기를 맞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PF상환이나 리파이낸스를 요구하면 10% 안팎으로 치솟은 금리에 신규사업 추진 불가는 물론 기존 사업에 대한 지연현상까지 겹치는 ‘악순환’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업계, ‘만기연장’ 당부
은행들의 이 같은 압박에 건설사들의 시장진출도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금융기관이 리스크 부담을 이유로 PF사업에 철저한 심사를 바탕으로 소극적인 자세에 돌입하면 건설사 역시 사업추진을 자제하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즉 은행들은 ‘돈 안되는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건설업계의 부진이 지속되면 우리 경제전반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2007년 말 금융권이 건설사에 대출한 금액은 102.5조원 수준으로 건설업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해당 건설사는 물론 하도급업체 등 연관업체의 연쇄부실로 이어져 금융불안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 건설업계는 정부의 10.21대책 발표 이후 “시중은행이 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기연장을 실시하도록 정부가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한다”며 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은행들의 PF자금 상환압박은 건설관련 업계가 연쇄부도로 쓰러지려는 상황에 가속도를 붙이는 격이다.
수도권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 역시 “정부가 발표한 각종 제도를 보면 각종 법령이 건설업체에는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분양가상한제의 경우도 이미 법 시행 몇 년 전부터 각종 지구단위 계획과 건축 심의 등을 통과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법 집행으로 회사의 사활을 걸고 투입한 각종 사업마저도 포기해야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토로했다.
즉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분양원가에서 금리인정을 못 받는 상태인 상황에서 은행들의 이 같은 요구는 결국 건설사를 죽이고 나아가 건설경기를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