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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3파전, 론스타 먹튀 수월해졌다?

싱가포르 DBS 출사표 인수가격 상승 불보듯

허진영 기자 기자  2006.03.14 1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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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외환은행 인수를 놓고 팽팽한 3파전이 진행되고 있다.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의 양대구도로 인수전으로 예상됐던 이번 일에 싱가포르 DBS(옛 싱가포르 개발은행)가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

DBS은행은 13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외환은행 인수전 참가를 공식화 하고 다음날 은행장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M&A를 앞두고는 이례적인 움직임인 만큼 그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 DBS는 상당기간 JP모건의 자문을 받으며 독자적인 인수 전략을 준비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DBS는 테마섹과 거대 화교자본을 뒤로 하고 있어 자금조달여건도 국내 금융사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세계 수준의 자금력과 정보력을 동원해 이번 인수전에 자신만만하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하지만 DBS가 예상보다 강하게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외국계 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된다면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여 고가에 팔고 나가는 론스타를 이어 또 다른 국부유출 될 수 있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서 국민은행과 하나지주의 경우 높은 가격으로 인수제안을 한다면 론스타에 국부가 유출된다는 여론 때문에 너무 높은 가격을 쓸 수도 없었다. 금융권에서는 6조~6조5000억원 가량에 인수를 제안한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DBS의 경우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 않았겠냐는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DBS가 국민은행이나 하나금융지주도 제치고 최종협상까지 넘어간다고 가정할 경우 ‘테마섹’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의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은 DBS의 28%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테마섹 자체는 이미 국내에서 산업자본으로 분류 됐고 은행 지분의 10% 이상을 대량 보유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DBS 잭슨타이 은행장은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테마섹은 DBS의 지분을 보유하고 테마섹 관련 인사 2명이 은행 이사로 참여할 뿐이며 은행은 이사회에 의해 독립적으로 경영되기 때문에 테마섹과 DBS을 동일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만일 DBS가 최종 협상자로 가더라도 그 최종 결정 열쇠는 감독당국이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외국계 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감안했을 때 론스타라는 외국계에서 DBS라는 외국계로 외한은행으로 넘어가는 것에 대한 국민 정서의 거부감은 크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