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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고의사결정기관 9인회 뜬다

미래전략, 반삼성 분위기 해소 동시효과 노려

이철원 기자 기자  2006.03.08 21: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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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8 대책의 후속책으로 나온 3.8 조직개편에 따라 삼성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은 11인회에서 9인회로 변경됐다.

9인회는 이학수 위원장을 필두로 윤종용 부회장, 김순택 사장(SDI), 이수창 사장(삼성화재), 유석렬 사장(카드), 김정완 사장(중공업), 이상대(물산), 삼성그룹 법무실 이종왕 고문, 삼성전략기획실 김인주 사장 등으로 구성된다.

구조본 개편 효과 얼마나?

삼성은 그동안 그룹내 경영현안을 조정해온 11명으로 구성된 구조조정위원회 위원을 두명 줄여 이학수 전략기획실장을 위원장으로 한 9명의 전략기획위원회를 신설했다.

여기에는 각 업종별 대표가 참여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미래 핵심전략사업을 발굴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삼성은 이와함께 구조본을 전략기획실로 개편하고 법무실을 없애는 한편 직제를 1실 5팀체제에서 3팀 체제로 대폭 축소하고 인원도 147명에서 99명으로 33% 줄였다.

업무와 기능도 브랜드가치 제고와 핵심사업 및 신규사업 발굴 등 미래 핵심전략 중심으로 재편하고 법무실의 위상을 수요회(삼성사장단협의회) 산하로 이관해 계열사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법률자문 역할로 한정했다.

또 업무와 기능을 축소, 계열사로 이관해 자율경영과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축소된 인원은 법무팀 소속 17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31명은 각 계열사로 내려보내거나 원대복귀했다.

구조본 축소 불구 지배구조 개선 흔적 없어

구조본은 축소됐지만 인원 감축은 수반되지 않아 일각에선 무늬만 조직재편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배구조 개선의 흔적은 전혀 발견할 수 없다는 점에서 비판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관련, 삼성 관계자는 "인원과 조직체계 축소로 업무가 계열사로 이관되면서 계열사의 자율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차츰 시간이 지나면 눈에 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3.8 구조조정본부 체계 개편은 조직의 기능과 업무를 미래전략 산업 중심으로 기능을 재편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환율하락 등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지난 2.8 대책 발표 이후에도 반삼성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삼성의 실천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절실했다는 판단도 크게 한몫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일본의 도시바와 소니 등 전자 반도체업체들이 반도체 공장을 공동 신설하거나 삼성에 빼았겼던 1위자리를 되찾기 위해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등 시시각각 옥죄어 오고 있다.

지난해 말 일부 첨단제품은 일본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을 만큼 경쟁국의 추격이 거센 상황이다.

또 안으로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와 금융산업법, X파일 사건 등으로 누적돼온 반삼성 분위기가 2.8 대책발표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데 따른 고육지책 성격도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2.8 대책 발표 후에도 일부 시민단체는 한남동 이건희 회장집앞에까지 몰려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사회공헌기금 8000억원에 대한 관리주체와 사용처 등에 대해서도 뚜렷한 가닥을 잡지못한 채 급기야 청와대가 나서기까지 하는 등 구체적인 진전이 없는 상태다.

2.8 대책 이어 다시한번 이미지 개선 기대

이런 상황을 고려해 삼성은 2.8후속대책을 통해 강력한 실천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성격이 의 3.8 조직개편이 외부환경에 대한 적응과 함께 시민단체 냉소를 동시에 개선시켜 나가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