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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구미공장 철탑 고공농성 장기화

최봉석 기자 기자  2006.03.08 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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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주)코오롱 노조원들의 경북 구미공장 15만 볼트 고압송전탑(높이 30m) 점거 농성이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고공(高空)’ 농성에 들어간 노조원 3명은 “노조탄압 중단과 정리해고 철회 등과 같은 노조측의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사측은 공식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은 채 공장 내에는 7일부터 용역경비원들이 140여 명으로 증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노총 구미지역협의회에 따르면, 고압송전탑 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전력 직원들이 농성 첫날인 6일부터 구미공장 내에 상주하고 있고, 경찰은 인근 파출소에 대책본부를 구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농성장 주변에서는 고공농성 사수결의대회가 6일부터 잇따라 개최되고 있고 8일에도 조합원 6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등 노조측이 이른바 ‘불퇴전’ 입장을 천명하고 있어 경찰과 사측은 노조측과의 충돌 및 농성원들의 안전상 문제를 고려해 쉽게 강제진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농성 장소인 송전탑이 15만4000볼트 이상의 고압전류가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만약 강제진압을 할 경우 변전소를 이용해 전력을 먼저 차단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정상 조업 중인 구미공장의 생산에 차질을 크게 빚게 돼 경찰의 물리력 진압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상황이 이렇자 농성 조합원 가운데 한명인 전기철 노조 부위원장은 “회사측에 맞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투쟁 뿐”이라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혀, 점거농성은 ‘장기전’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조측은 8일 집회를 통해 “회사의 노조 불인정이 사태를 여기까지 몰고 왔다”면서 “사태해결을 위해 회사가 즉각적으로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구미공장 조합원들은 8일부터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구미지역협의회 김성현 의장은 “(주)코오롱에 일주일 간의 시간을 주겠다”면서 “만약 그 이전에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민주노총 총파업을 조직해서 사측을 압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오롱 노조는 ▲(주)코오롱의 부당노동행위와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시켜줄 것 ▲사측의 불법적 부당노동행위 및 블랙리스트, 불법적 인권탄압에 대한 관련자 및 책임자를 즉각 처벌해 줄 것을 촉구하며 지난해 12월 28일부터 과천 코오롱그룹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주)코오롱의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 노동부는 지난 1월16일부터 구미공장에 대한 특별조사를 실시했으며 사측이 노동조합 운영에 지배·개입한 사실을 적발, 구미지방노동사무소에 (주)코오롱에 대해 행정지도할 것을 지시한 상태다.

민주노총 산하 화섬연맹과 구미지역협의회는 이와 관련 오는 10일 11시 철탑 농성장 앞에서 노조측의 요구사항과 입장, 향후 투쟁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주)코오롱은 현 노조 지도부와 관련, 노동부의 부당노동행위 적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열린 위원장 선거의 투표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노조측의 공문을 거부하는 등 노조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