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대우조선해양 M&A…‘돈보다 도덕성’ 최대변수

재계 서열 최상위권 도약 발판 기회

나원재 기자 기자  2008.07.28 08:53:3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올 상반기 M&A 시장의 최대어인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에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의 이미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4일 대우조선해양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매각과 관련,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 중 이미지가 안 좋은 기업은 내부적으로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노조 또한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 중 이미 두산그룹의 인수전 참여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그 뒤에는 기업의 이미지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기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중요시 여기는 노조 내부의 분위기와 맞물리며 특히 산업은행 또한 대우조선해양의 내부적인 의견을 묵살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위해 기업의 재무적인 부분과 함께 기업의 이미지 관리의 중요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 동안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실사가 노조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지만 최근 노조가 기업 매각을 위해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사를 밝혀 매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돼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연말까지 매각 작업 마무리

올 상반기 M&A 시장의 최대어인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이 그 동안 노조와의 마찰로 인해 계획보다 더딘 진행을 보여 왔으나 최근 노조가 임단협을 완료하고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사를 밝혀 재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민유성 산업은행장도 “대우조선해양 매각 작업이 8월부터는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된다”고 밝혔다.

민 행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우조선 매각작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조, 경영진, 주주 간의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며 “8월 중 매각 작업이 재개되고 연말까지는 예정대로 매각 작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산업은행이 단독 매각을 추진한 것에 대해 노조가 거세게 반발해 왔으며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실사를 못 하는 등 매각 일정의 차질을 빚어왔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측은 “매각 자문사를 산업은행 단독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매도 실사를 저지 했다”며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외에도 다른 사업체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은 결여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서는 인수자금 확보와 더불어 기업 이미지 관리에 대한 준비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사내에서 매각을 놓고 이미지가 좋은 기업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반면 이미지가 비교적 안 좋은 기업은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노조 측도 그 동안 투명성과 공정성을 거론하며 지역경제 발전과 함께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이에 대해 최근 산업은행 관계자도 “우리도 매각하는 당사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것으로 전망 된다”며 “대우조선해양 노사의 의견을 마냥 묵살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입장과 논리가 적용 된다면 이번 대우조선해양 매각 과정에서 두산, 한화그룹은 어느 정도 부담감을 떠안고 갈 것이라는 결론이 예상된다.

바로 두산의 과거 중공업 인수 후 구조조정 문제와 김승연 한화 회장의 폭행사건 문제는 사실상 시한폭탄인 셈이기 때문이다.

   
 
◆ 재계 서열 순위 ‘확 바뀐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은 이번 인수의 성공을 통해 기업의 규모 경제 확대와 더불어 ‘신 성장동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공통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시가총액은 6월 13일 현재 7조 5000여억원으로 산은과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합친 지분이 50.4%인 것을 감안하면 당장 최소 3조 7500억원이 있어야 인수할 수 있으며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의 최근까지 영업 실적의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약 8조원이 있어야 인수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더구나 이를 통해 기업의 향후 신 성장동력 발굴까지 이룰 수 있고 더 나아가 재계 서열 순위마저 지각변동을 줄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 셈.

포스코는 아시아 시장에서 철강업체와 조선업체 간의 연합전선 형성이 급진전되고 있다는 점을 인수전 참가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며 특히 해양 플랜트 분야의 미래 사업성과 이를 통한 시너지 효과 또한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해양플랜트 산업은 석유나 LNG(액화천연가스) 등 화석에너지 수급과 관련된 해저 석유 시추 및 생산용 구조물의 설계, 생산, 설치와 관계된 산업으로 대우조선은 이 분야에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 철광석 등 자원개발에 나선 포스코에 대우조선의 해양 플랜트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한화그룹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함한 2017년 중장기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한화그룹의 중장기 비전은 2017년까지 매출 100조원, 해외매출 비중 50%의 글로벌 한화를 달성하는 것이며 이 비전의 핵심에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제1의 조선사 및 해양자원개발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인 미래비전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진=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GS그룹의 경우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적극적인 M&A를 위한 노력을 내세우며 대우조선해양을 첫 타깃으로 잡았다. GS는 기업 비전인 ‘모두가 선망하는 밸류(Value) 넘버원 기업’과 ‘재계 톱5’라는 중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우조선 인수가 필요한 입장이며 이를 위해 대우조선 인수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M&A 시장의 단골손님으로 그 동안 한국중공업(두산중공업), 2003년 고려산업개발(두산건설), 2005년 대우종합기계(두산인프라코어), 2007년 밥캣 등을 인수해 최근 10여 년 사이 소비재 기업에서 중공업 그룹으로 탈바꿈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의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놓고 선박엔진 분야 세계 2위의 기술력을 포함, 조선과 선박엔진 그리고 중공업을 일괄화 할 것이라고 회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로써는 대우조선해양이 향후 그룹 발전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해당 기업이 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방면으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