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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과장급이상 관리자는 사용자편?

"임금동결" 결의에 울산노조 "임원 43%인상과 차별"주장 반발

최봉석 기자 기자  2006.03.03 13: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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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06년도 임금동결을 결의한다”(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관리자)
“임금동결 주장은 어불성설”(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노조)

임금을 동결하자는 주장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면서 현대자동차가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근무하는 과장급 이상 관리자들이 ‘임금동결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노조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3일 현대자동차와 이 회사 노조에 따르면, 울산 복구 양정동 현대차 울산공장 과장급 이상 관리자 1000여명과 기아자동차 과장급 이상 관리자 600여명은 지난 달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대회의실에서 모여 ‘위기극복을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임금을 동결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사측이 임원보수는 43%나 인상하면서 과장급 이상 관리자에게는 임금동결을, 조합원에게는 희생과 협박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노조측은 지난 달 28일 인터넷 사이트 ‘노조소식’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주장하며 간부의 임금동결과 상관없이 2006년도 임금인상 요구안을 3월에 확정하고 4월 중 교섭, 6월 산별노조로의 전환, 7월 임금인상 노사협상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부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근무하는 과장급 이상 관리직은 현대자동차가 8377명, 기아자동차가 3197명. 이 가운데 1600여명은 지난 달 22일 “환율과 유가, 원자재 문제 등 대내외적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임금을 동결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 사흘 후인 25일 경주 O.K연수원에 모여 ‘비상경영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월가절감 품질확보 생산성 향상 ▲혁신과 변화 실천 등으로 경쟁력 강화 ▲고객만족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핵심으로 하는 결의문을 작성했다.

현대자동차 노조측은 그러나 “25일 열린 과장급 이상 관리자들의 결의대회는 (사측의) 강제에 못이겨 선포식을 개최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사측의 임금동결 주장은 조합원의 분노만 촉발한다는 것을 정몽구 회장과 김동진 부회장은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항의 중이다.

이들은 특히 “2000여 협력업체에 총 1조3000억원의 부품단가 인하를 요구하면서 이사보수 한도는 48%를 인상한다”고 지적하며, “이런 상황에서 임금동결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노동조합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임금동결 요구를 한다는 것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행동”이라며 “올해 임금인상에 대해 협력업체와 조합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이사들만의 잔치로 끝내겠다는 의도는 4만3000명의 조합원에게 절대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라며 투쟁의 의지를 밝혔다.

노조측 한 관계자는 “노동조합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모든 행위는 결코 노사관계를 대등한 동반자가 아니라 파국으로 끌고 가겠다는 것”이라면서 “사측의 충분한 지불능력, 물가인상 등을 고려해 올해 임금요구안을 3월 안으로 확정, 4월에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측은 이에 따라 지난 2일부터 조합원을 상대로 임금인상요구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작했으며, 오는 9일부터 사측의 임금동결에 대한 노조 방침과 투쟁 계획을 설명하는 조합원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달 27일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납품단가를 인하하라’고 사측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