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06년 금융권 최대 매물인 외환은행에 대한 독자생존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외환은행이 매각될 경우 국내자본보다 외국자본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외환은행 인수를 희망하는 국내은행들도 사실상 외국계 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에 불과해 차라리 지분을 국내서 분산 매각한 뒤 독자생존시키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주장은 외환은행에 대한 인수를 선언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제외한 타 은행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외환은행의 독자생존론은 외환은행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에서 가장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 은행권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외환은행의 2005년 3·4분기까지 누적 경영실적을 볼 경우 당기순이익 1조1695억원, 직원 1인당 순이익 1억5900만원, 총자산수익률(ROA) 2.49%, 자기자본순이익률(ROE) 39.43% 등의 좋은 실적을 거뒀다.
◆ 외환은행 수익성 자산건전성 우수 독자생존 가능
반면 국민은행의 경우 당기순익이 1조8285억원으로 외환은행보다 높지만 직원 1인당 순익은 7520만원으로 외환은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ROA와 ROE도 각각 1.35%, 23.0%로 외환은행보다 낮다.
하나은행의 당기순익은 7015억원으로 외환은행보다 낮고 직원 1인당 순익도 8019만원 수준이다. ROA과 ROE는 각각 1.10%, 17.80%로 3개 은행 중 가장 낮은 편이다.
현재 외환은행의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만을 본다면 독자 생존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정치권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는 과정에 의혹이 많다며 매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입하는 과정에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론스타가 국세청으로부터 탈세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각 추진은 안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이진구, 권영세 의원 등 12명의 공동 발의로 지난해 12월 감사원에 제출한 ‘외환은행 불법 매각 의혹에 대한 감사청구안’에 따르면 금감위 등 정부 당국이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기 위해 조직적인 개입을 통해 각종 경영지표를 왜곡해 외환은행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둔갑시켰으며, 이를 근거로 외국계 펀드에 불법 매각했다는 것이다.
◆ 론스타 결격사유 찾아 "매각중단 시켜야"
외환은행 노조도 여러가지 근거자료를 제시하며 각종 성명을 통해 매각이 되더라도 외국 자본이나 다른 국내 은행보다는 독자 생존이 더 낫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주주인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을 예정대로 2006년 상반기 안에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대주주가 팔겠다고 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사자가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정부에서도 승인을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도 외환은행의 독자생존론에 대해 “감독당국은 법적 근거 없이는 아무런 행동을 할 수 없고 누가 누구한테 어떻게 파는지 개입한는 것은 법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현실성이 상당히 희박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은행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외환은행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 금융사는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2개사 이외에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도이체방크, HSBC 등 외국계 3개사로 알려지는 등 매각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론스타는 감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매각을 중단해야 한다는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매각일정을 상반기 안에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이어서 인수 희망자가 넘쳐나는 이 같은 움직임은 탈세혐의로 곤란한 처지에 놓여있는 론스타에게는 행운 중 행운이다.
외환은행이 독자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론스타의 결격 사유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재매각 게임. 정부의 비호 속에 투기자본 론스타는 또 다른 먹이를 찾아 웃으며 도망갈 궁리를 하고 있을 때, 매각 의혹의 당사자격인 정부는 그러나 끝까지 ‘나몰라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