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가 론스타다. ‘론스타’는 텍사스 주를 상징하며 1991년 존 크레이켄이 설립했다. 그는 회장으로 지금도 오너 겸 경영자다. 론스타는 미국 내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이 돈독한데 특히 거대 석유자본이나 공화당 인사들과 밀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 세계에 약 200억 달러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에 전체 자금의 75%를 투자하고 있다. 한국 내 투자규모만 10조원이 넘고, 외환은행 인수시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펀드의 주요투자자들은 IMF(국제통화기금), IBRD(국제부흥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와 공공 연기금, 대학기금, 보험회사, 은행지주회사, 미국 주정부 사학재단, 텍사스 석유재벌의 여유자금 등 다양하다.
1991년에 처음 펀드를 구성한 이래 주로 부실채권과 기업구조조정용 부동산에 투자하지만 국내에서는 금융기관을 매입했다. 부실채권, 부동산, 기업을 싸게 매입해 정상화시킨 다음 이익을 남기고 되판다.
돈이 된다 싶으면 가리지 않고 투자하는 벌처펀드(vulture fund)다.(벌처펀드: 파산한 기업이나 자금난에 부딪쳐 경영 위기에 처한 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경영을 정상화시킨 후 비싼값으로 되팔아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리는 자금)
국내에서 론스타는 사실상 외국계 펀드 재벌이다. 현재 국내에서 총 14개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내용 면에서 론스타는 이미 대규모 기업집단 내지 금융지주회사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법도 적용받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도 거의 한푼의 세금을 물지 않고 있다.
◆ 감독당국의 사각지대 론스타
창립자 존 그레이켄 회장은 지구를 한바퀴 돌면 수조원을 끌어 모은다는 소문이 나돌만큼 ‘펀드의 달인’으로 알려져 있다. 론스타의 유럽 아시아 총괄책임자인 부회장 엘리스 쇼트는 특히 아시아 시장 전체를 담당하고 투자를 결정한다.
엘리스 쇼트 부회장은 지난해 말 국세청을 방문, 국세청이 부과한 추징액을 완납하겠다는 뜻을 전달하고 이와 함께 국세청에서 부과한 법인세 납부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일부 언론은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한국시장에 대한 총 책임은 펀드 내 서열 3위인 스티븐 리가 맡았으나 그는 탈세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있고 민주노동당 등 야 4당에 따르면 현재 외국으로 도주한 상태다.
이들은 현지 기업과 금융시장에 밝은 인물을 영입해 금융기관이나 정부기관과 합작회사를 세우고 공략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상이 정해지면 유명 변호사와 회계사들을 끌여들여 활용한다고 한다. 의사결정은 미국 본사가 아니라 현지에서 직접 내려진다. 주로 한국과 일본에 집중돼 있다. 특히 한국이 아시아 의사결정의 중심이다.
론스타의 한국 내 투자 등을 결정하는 자회사는 ‘론스타 어드바이저 코리아’다. 대표는 국세청으로부터 고발당한 유회원씨다. 경기고 출신이다. 유씨는 (주)대우 미국 지사장, (주)신한 상무이사, 리만 브라더스 임원을 지냈다.스티븐 리를 제외하고는 가장 막강한 결정권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유씨 밑에 한국 내 투자자산을 관리 및 운영하는 곳이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인데 미국 국적의 회계 전문가인 정헌주씨가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정씨도 국세청으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이밖에도 론스타 코리아의 전임 회장이었던 심광수 허드슨코리아 고문은 산업은행 부총재보와 한국자산관리공사 부사장을 지냈다.
산업은행과 론스타가 합작해 2002년 탄생한 부실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KDB 론스타’. 2004년 지분을 모두 정리한 이 회사의 경우 대표이사를 론스타측이 보낸 우병익씨가 맡았다. 우씨는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의 비서관과 재경부 은행제도과장 등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다.
“론스타가 재계에 정통한 관료출신과 현장경험이 풍부한 대기업 임원출신을 앞세워 먹잇감을 사냥하고 있다”는 시민·사회단체 주장의 출발은 론스타의 이 같은 한국 인맥에서 비롯됐다. 수년 간 베일에 가려졌던 론스타의 한국인맥은 국세청이 지난해 10월6일 론스타를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하나 둘 공개되기 시작했다.
◆부실채권 매입과 부동산 매입
1998년부터 2001년까지 매년 수천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사들였는데 총 2조 3000여억원에 이른다. 이는 미국 5재 증권사에 속하는 모건스탠리(2조1000여억원)와 골드만삭스(1조6000여억원) 등 거대 투자은행의 매입규모를 상회하는 규모다.
2004년 3월에는 삼성, 외환, 우리카드로부터 1조6000억원 규모의 부실 카드채권을 사들였고 또 한국투자증권의 7400억 규모의 부실채권도 매입했다.
론스타는 부실채권에서 부동산으로 투자를 확대하기도 했다.
한국에 처음으로 노크한 이듬해인 1999년에 동양증권 여의도 사옥을 650억에 매입했다. SKC 여의도 사옥은 660억에 사들였다. 2001년에는 호주계 투자은행인 맥쿼리에 SKC사옥을 800억에, 동양증권 사옥은 850억에 각각 팔아 2년 만에 340억을 벌어들였다.
론스타의 부동산 쇼핑의 절정은 현대산업개발이 8000억에 팔려고 내놓은 역삼동 I타워(현 스타타워)를 6632억원에 사들인 것이다. I타워 인수 당시 론스타는 리만 브라더스, 골드만 삭스, 모건 스탠리 등 쟁쟁한 경쟁자를 모두 제쳤다. 당시 론스타는 이 건물을 1조원 가량에 매물로 내놓았고, 결국 3년 만에 3000억원을 남기고 지난해 말 싱가포르 투자청(GIC)에 되팔았다.
국내기업이 신용도가 낮아 자산유동화증권(ABS)를 발행하기 어려운 것과 달리, 론스타 ABS를 발행해 구입자금의 대부분을 조달하고 취득세, 등록세, 양도세를 면제받고 있다.
2003년 당시 재정경제부 정태식 사무관이 작성한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 활동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외국인들의 매입 자금 가운데 30%인 6조4000억원만이 외국에서 들어왔을 뿐, 나머지 70% 자금은 높은 신용등급을 이용해 국내 은행에서 조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론스타는 2003년부터는 한빛여신전문, 외환은행 등 금융계로 투자영역을 확대했다. 부실채권과 부동산 매입에 주력하다가 이례적으로 금융사 인수에 나선 것이다.
요컨대 론스타는 부실채권 → 부동산 → 금융기관 순으로 투자를 확대했는데 국내법상 이 같은 활동은 명백히 불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