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의 삶을 망치는 투기자본을 규제하라!” “투기자본을 규제하고 노동자의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하라!”
한미 FTA 반대와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를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22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울려퍼졌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인원의 상당수는 전국금속노조(만도지부, 오리온전기지회, 위니아만도지회, 경남제약지회 등), 사무금융연맹(외환카드, 생보노조 등) 전국증권노조(브릿지증권노조 등), 한미(한국씨티은행)노조, 하나로텔로콤노조 등 투기자본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노동자들.
투기자본이 거두는 천문학적 규모의 단기적 차익의 원천이 노동자들의 몫을 가로채서 생긴 것이라는 점과, 아울러 투기자본에 의한 대량해고가 또다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어 노동조건의 악화 사례가 빈발함에 따라 ‘피해 노동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성공적인 외자유치’라는 명분으로 IMF 이후 투기자본을 양산해온 당사자가 바로 한국 정부”라고 주장하며 투기자본의 횡포를 방조하는 정부에 강력히 항의했다.
정부가 외자유치만 하면 기업이 선진화해 경쟁력이 강화되고 그 과실이 시민들에게 나눠질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되풀이했는데, 오히려 대주주가 된 일부 투기자본의 투자차익을 위해 노동자의 생존을 희생시키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는 것이다.
오리온전기 소속 한 노동자는 “노조와 3년간 고용을 보장하기로 서면으로 합의를 했는데 외자유치 4개월만인 지난해 10월31일 투기자본은 회사를 일방적으로 청산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는 외자유치 공로로 정부의 경제통상대사는 회사로부터 감사패를 받은지 2개월이 지난 후 발생한 일”이라며 “이로 인해 정규직 1300명, 비정규직 1200명 등 총 2500명이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최초로 공권력이 투입된 사업장으로 잘 알려진 만도기계에서 근무하는 한 노동자는 “‘로스차일드 브릿지론’으로 10억 달러(1조5000억원)를 유치한다며 만도기계를 분할 매각했지만 실제 유입된 금액은 6000억원”이라며 “은행차입금 3160억원을 빼면 1890억원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도의 투자자인 ‘선세이지’는 주식유상소각과 고율배당을 통해 투자원금인 1890억원보다 많은 2347억원을 이미 회수한 상태이고 재매각시 1조~2조원의 순수 매각 차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정부가 스크린쿼터 축소라는 결정으로 영화산업까지 투기자본의 투자차익처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을 투기자본의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데 이대로 가다간 사회양극화와 빈곤화가 극심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에 “스크린쿼터 사수투쟁이나, 투기자본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내몰린 제조업 노동자들의 투쟁을 한데 모아 한국산업의 투기자본 투자차익처로 변질시키는 정부당국의 정책철학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궁극적으로 한미FTA협정 체결을 무산시키기 위한 여론을 극대화해 사회양극화와 빈곤화를 막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편 이들은 이날 집회를 마친 뒤 종묘공원까지 퍼포먼스 행진을 벌였으며 오후엔 스크린쿼터사수
및 한미FTA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가 주최하는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