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계 자본에 인수됐던 오리온전기가 지난 10월말 청산되면서 사실상 실직상태에 놓인 이 회사 노동자들이 전국 곳곳에서 생존권 사수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2일 서울 시내에서 ‘삼보일배’ 행진을 벌인다.
경북 구미에 있는 오리온전기에서 일해온 임직원들은 이날 노조 상급단체인 화섬연맹과 민주노총 구미지역협의회 소속 조합원 수십여 명과 함께 서울역에서 광화문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 오리온전기 노조측은 “금융 부분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던 투기자본에 의한 기업사냥이 제조업에 그대로 적용됐다”면서 “IMF 이후 정부의 무분별한 외자유치가 국내 기업과 노동자들의 생존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들의 절박한 요구를 진심으로 받아 안으라는 차원에서 삼보일배를 벌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브라운관과 PDP 제조업체인 오리온전기는 매틀린패터슨에 ‘노동자의 고용을 3년간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지난해 5월 인수됐으나 같은 해 10월 31일 공장이 청산되면서 1300여명의 직원이, 그리고 공장 청산으로 협력업체 60여 곳이 부도가 났거나 부도직전인 상황에 놓여 업체 직원 1200여명이 길거리로 내몰린 상태다.
오리온전기는 경영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시세차익만 노리는 외국계 투기자본이 금융 분야에서 제조업까지 무분별하게 사냥을 시작함에 따라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 된 대표적인 제조업체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 오리온전기 노동자들은 공장 청산 직후 ‘공장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넉달 가까이 국무조정실, 외교통상부 등을 상대로 매각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노사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