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본지는 외환은행 매각과정 문제점을 짚어보는 시리즈로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진짜문제 뭐였나'를 당초 2회로 나누어 연재하려고 했으나 기사가 넘치는 관계로 3회로 나누어 실음과 동시에 관련기사 3회를 더 게재하는등 총 6회로 연재하고자 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편집자>
2002년 4월 LG투신운용사장이었던 이강원씨가 외환은행장으로 취임했다. 매각 완료 후 행장에서 물러난 이씨는 임기 3년의 외환은행 경영고문에 취임, 임기 만료전 7억여원을 받았고 이후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투자공사(KIC) 초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취임 직후 외환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을 10%대까지 끌어올리겠다며 5000억원의 증자계획을 발표했다. 2003년 4월 2~3일 양일에 걸쳐 상당수 언론이 ‘외환은행의 외자 5천억 조성 계획’을 대서 특필했다.
실제로 2002년 10월 16일께 후순위채 2000억원이, 2003년 5월 15일경에는 하이브리드 채권 2500억원이 각각 발행돼 총
4500억원의 자본이 외환은행에 유입됐다.
이 과정에서 이강원 행장은 외환은행의 매각가능성을
부인했음은 물론이고 자본확충의 필요성, 그것도 BIS비율 10%정도를 달성할 정도 수준(약 5000억원)의 자본확충의 필요성만을 강조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한 금감위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는 이대순 변호사는 “당시의 외환은행에 관련된 자본적정성(BIS비율), 자산건전성, 수익성 등 어떠한 지표도 외환은행이 부실화되었다든지 부실화 징후를 보여주는 것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또 “은행관계자 중 그 누구도 외환은행이 서울은행이나 제일은행과 같이 매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강원 신임행장은 “은행 매각은 말할 입장이 아니고 들은 바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 경영권 매각 계획이 없었다?
2003년 4월2일 한국경제신문에 보도된 ‘외환은, 외자 유치 물밑 접촉’이라는 기사에 따르면, 금융계 한 고위 관계자는 “코메르츠방크(독일에서 세번째로 큰 상업은행)가 지난해 론스타에 외환은행 지분 인수의사를 타진했었다.” “그러나 론스타측이 단순히 지분투자가 아니라 외환은행의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기를 원해 구체적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즉, 이 시점부터 론스타는 불법이든 합법이든 국내은행을 인수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고, 실제로 외환은행에 대한 실사도 했다. 하지만 외환은행측이 경영권 매각이 아닌 단순한 외자유치만을 원해서 협상이 일시적으로 진척되지 않았고, 이 사실은 금융 당국에서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환은행은 애초부터 경영권 확보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론스타와 협상을 지속했다. 이때부터 당시 언론은 매각 가능성을 점치고 있었다. 론스타와 외환은행측은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며 일관되게 부인했었다.
그러다가 2003년 7월22일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코메르츠 지분과 수출입은행의 정부지분을 론스타에 매각할 용의가 있다”고 밝힘에 따라 물밑에서 은밀히 진행돼 왔던 미국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작업이 수면 위에 떠올랐다.
당시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외환은행의 각종 영업지표가 호전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외환은행 주주와 경영진이 외국 투자자를 맞아들이는데 동의했다”며 “미국 론스타 펀드에 외환은행을 매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7월28일 갑자기 론스타가 배타적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 발표됐다. 그동안의 의혹이 모두 사실이었음이 드러났고, ‘단순외자유치’가 ‘경영권 매각’으로 바뀐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