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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호의 골프路매너路] - "OK"는 이제 그만

프라임경제 기자  2006.02.18 15: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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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오늘은 날씨가 쾌청하여 참 좋구나! 새소리도 귀엽고 맑은 하늘과 푸른 산들이 산뜻하게 펼쳐져 있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골퍼들의 대화중의 하나다. 이런 대화들이 오고가는 날은 볼도 잘 맞고 플레이가 잘 풀리는 날 중의 하나다.

주위의 경관을 감상하고 새소리를 들으며 걷는 맛이 바로 호연지기(浩然之氣)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스코어는 프로선수에게 같기고 우리 아마는 골프의 진정한 맛을 느껴야 한다.

눈부신 태양, 먼 산의 뭉게구름, 하늘을 나는 새들 우거진 녹음과 함께 하는 골프는 즐거움일 뿐이다. 모처럼 찌든 만사(萬事)에서 해방되어 가슴을 훌쩍 펴서 마음은 창공을 날고 싶은 새와 같다. 볼이 조금 안나간들 어떠하랴! 설령 OB가 난들 어떠랴! 쓰리(3)퍼트를 한들 어떤가? 즐겁고 재미나는 골프일 뿐이다.

연 전에 C선배가 나에게 들려준 일화 가운데 하나다. 골프란 대자연(大自然)속에서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맑은 심성을 기르는 운동이라고 했다. 이런 좋은 환경에서 초조하고 불안하게 서두르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 아니겠는가?

일부골프장에서 캐디를 시켜 시간을 독촉하여 골퍼로 하여금 여유 있는 시간을 빼앗는 처사는 온당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골퍼가 너무 여유를 갖고 타인(他人)들의 플레이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

느림보 거북이 플레이는 대개가 그 원인을 보면 도박식 내기 골프에 많이 있다. 그렇지 않은 플레이는 캐디들이 느림보 플레이어를 그냥 보아 넘길 턱이 없다. 늦었어요! 빨리 치세요! 벌금문단 말이에요! 한번도 들어보지 않은 골퍼가 없다.

숏홀에서는 반드시 뒷조에 사인을 주라는 캐디의 명령 또한 들어보기 일쑤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캐디와 골퍼가 근처 나무 뒤로 피신하여숨는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처사이나, 이게 우리 골프장의 현실이다.

'티오프'했으면 연속적으로 볼을 쳐서 홀 아웃 하는 것이 골프 룰의 원칙인 것이다. 그러나 이를 따지다 보면 반격이 만만치 않다. 골프장의 원활한 운영상 불가피하다는 핑계가 곧 일반적인 로컬 룰로써 통용되고 있다.

누가 주인이고 객인지 모를 일이요, 손님 초대치고는 염치없는 골프장 운영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여유롭고 즐거워야 할 플레이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골퍼들은 클럽의 스피드 업 작전에 휘말려 정상적인 플레이를 못하고 뛰어야 하니 고달프기 또한 그지없다.

따라서 독촉으로 인하여 빠른 플레이에서 나오는 문제점이 그린에서 "OK"퍼트 성행이다. "1m"쯤의 퍼트도 OK(컨시드)하는 규칙위반이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이러한 "OK"열풍은 외국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현상으로 한국에서만 자주 보게되는 비정상적인 골프현실이다.

모두가 인심 좋게 그린에서 "OK"를 연발하지만, 골프를 사랑하고 '룰'을 존중하는 골퍼라면 1클럽이 넘는 "OK"는 이제 제발 그만하는게 모두를 위한 것임을 바로 알아야겠다.

골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