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봄이 오면 청도에서 울려 퍼지는 쇠뿔 부딪히는 소리가 그리워진다. 흙먼지 자욱한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박력과 긴박감, 그리고 넘쳐나는 힘이 봄기운에 물든 마음을 잡아끈다. 해마다 3월이면 청도로 떠나고 싶다.
◆ 매년 3월 중순 첫 싸움
“따악! 딱!” 쇠뿔 부딪히는 소리가 봄 하늘을 가른다. 그리고 거친 콧바람 소리. 육중한 몸집을 지탱하는 발을 한번 구르면 굵은 모래 무더기가 산산이 부서진다.
![]() |
||
소싸움장에 들어선 한우들은 이날을 위해 1년 동안 양껏 먹고 마시며 힘을 비축해왔다.
청도군에서는 매년 3월 중순께 소싸움 축제를 벌인다. 올해는 3월 11일부터 15일까지 이서면 서원천변에서 첫 축제가 열린다. 이 기간동안 소싸움장을 찾는 사람들은 무려 60만여 명. 작은 청도읍내가 봄날 분분한 벚꽃 잎처럼 흐드러진 인파로 채색된다.
![]() |
||
그리고 우리나라 소싸움의 원조는 바로 이곳 경북 청도라는 주장이 꽤 설득력 있게 들린다.
소싸움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단지 농경문화가 정착된 뒤부터 목동들의 즉흥적인 놀이로 시작해 부락단위나 씨족단의 경기로 확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 소싸움 발원지는 청도
일제 강점기 전까지 추석 무렵 마을 단위로 대표 소를 내세워 경기를 벌였다는 기록이 전해온다. 그러나 일제가 우리민족의 단합을 막기 위해 이를 폐지해 일시적으로 명맥이 끊어졌다.
광복 후 다시 그 맥을 이어오다가 70년대 중반부터 고유의 민속놀이로 부활했다. 특히 지난 90년부터 영남 소싸움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3.1절 기념행사로 자계서원 앞 넓은 서원천변에 소싸움장을 마련해 정기적인 행사를 치르게 됐다.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모이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고 본격적인 언론 소개도
![]() |
||
미련하고 순해 보이기만 하던 모습과 전혀 딴판이다. 이 같은 싸움은 야생의 소 떼에서 수컷이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겨루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오랜 세월 우리 농촌에서 사육되며 순치된 황소에게서 야성을 다시 이끌어낸 결과다.
◆ 야성 북돋은 황소 싸움 기술도 갖가지
청도 소싸움은 지난 99년 문화관광부 지정 ‘한국의 10대 지역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됐다.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대표적인 민속축제로 공인된 셈이다. 이때부터 청도군은 한ㆍ일 친선 투우대회, 주한미군 로데오경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유치해 볼거리를 늘렸다.
![]() |
||
운문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절에 들어서면 세속의 근심을 잊게 될만큼 아늑하다.
운문사는 우리나라 비구니(여승)의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과 같은 곳이다. 1958년 비구니 전문강원이 개설된 이래 수많은 졸업생을 배출해왔다.
또 1987년 승가대학으로 명칭을 바꾸고 전문교과 과정과 교수진을 확보해 ‘엘리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 절에 머물고 있는 스님은 약260여 명. 모두 비구니 스님들이다. 따라서 이 절에 들어서면 다른 대찰과는 다른 숙연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경내에는 천연기념물 제180호인 처진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이 밖에 30여동의 크고 작은 전, 각, 당이 자리잡고 있으며 7점의 보물, 11명의 고승대덕의 영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