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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인수 놓고 국민ㆍ외환 노조간 마찰

외환은행 노조 "공멸"주장에 국민은행 노조 “유감”

최봉석 기자 기자  2006.02.17 11: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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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움직임을 놓고 양 은행 노조가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가 지난 14일 ‘공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반대’입장을 천명하자, 국민은행 노조가 ‘KB국민은행 노동자의 성과와 자질을 거론한 점은 정도를 벗어난 것’이라며 유감의 뜻을 밝힌 것.

17일 외환은행 노조와 국민은행 노조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는 성명을 통해 “국민은행 경영진에게 외환은행의 외국환 업무와 29개 해외지점 그리고 기업금융을 맡긴다는 것은 공멸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공적자금만 4조원이 넘게 투입된 장기신용은행 등 4개 은행 합병을 통해 자산 200조원을 넘긴 지 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온전하지 못한 은행임을 자인할 정도라면 국민은행은 피합병 대상이 돼야 마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밖에 “국민은행은 수출 및 수입금융 실적, 해외점포 수, 기업 및 중소기업 대출 비중 등에서 모두 6대 시중은행 가운데 꼴찌”라며 “론스타 지분매각 과정을 통해 독자 생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에 대해 16일 ‘기업별 이기심과 엘리트주의로 노동자 분열 조장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인수 후보자에 불과한 (국민)은행의 실적을 왜곡하고 직원들의 자부심을 깔아뭉개고 그 자질을 비난한 것은 용납하기 힘들다”고 주장, 당분간 양 은행 노조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노조는 “국민은행 인수를 반대하고 독자생존을 주장한 외환은행 노조의 성명은 노조로서의 정당한 의사 표현에 속한다”면서도 “노조 집행부의 성명서는 성급하고 경솔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정치권과 사회단체들, 언론들이 론스타의 외환 인수 과정의 불법성을 파헤치고 매각 작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노조로서는 외환 경영진의 불법성에 대한 비난과 국부 유출에 대한 반대를 먼저 표명하는 게 노동조합다운 일”이라며 “이 같은 유리한 환경 속에서 얼마든지 독자 생존의 논리를 펼수 있었고 그럴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나 “‘1인당 생산성’을 운운하면서 ‘장기신용은행의 인재가 100명 밖에 남지 않았다’는 식의 자본의 논리와 천박한 엘리트주의에 바탕해 노동자들의 분열을 주장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 “IMF 시기에도 적자를 내지 않았던 KB국민은행에게 ‘공적자금이나 먼저 해결하라’는 주장은 명백히 사실 왜곡”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국민은행 노조는 “(외환은행 노조가) 투기자본 론스타에 적극적으로 맞서 싸워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프라임경제’는 국민은행 노조의 이 같은 의견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외환은행 노조측과 전화접촉을 시도했으나 워크숍으로 인해 자세한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국민은행 노조는 은행측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충분한 검토와 정보 공유를 통한 노사간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인수과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촉구 중이며,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찬반을 떠나 3만 직원의 고용이 불안정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