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세가 2000년 이후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일본 도요타의 생산 차종인 렉서스가 시장에 깜짝 등장하면서 그동안 강자자리를 지켜왔던 브랜드들이 퇴보하거나 주눅이 든 꼴이다.
렉서스의 국내 진출전인 2000년도에 만해도 BMW와 Benz의 시장 점유율이 64%에 달하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세가 양자구도였다.
하지만 렉서스가 등장하면서 시장은 삼강 구도로 새롭게 재편한다. 렉서스는 한국 진출 첫해에 Benz를 3위로 끌어내리고 2위에
오르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등극하게 된다.
◆ 2003년 이후 렉서스 신흥강자 등극
1990년대 중반에만 해도 국내 수입차 시장은 포드의 지배하에 놓였고 여타 브랜드로는 벤츠, 볼보, 아우디, 크라이슬러 등이 겨우 명함을 내미는 정도에 불과했다. 이 당시의 시장 특징은 민심을 현혹(?)하는 뚜렷한 강자가 없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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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렉서스 LS 430 | ||
때문에 이 시절 수입차 시장을 1년간 지배한 차종이라 해도 한해 총 판매량이 1000대를 넘지 못했다. 1994년 독보적 전성기를 누렸던 포드만이 1년 판매 대수가 900대(모델: Sable LS 904대)를 갖 넘겼을 뿐, 다른 차종들은 400(2위 판매 차종 Volvo GL 388대)대를 팔기도 버거웠다.
이러한 판매 형태가 1990년대 말까지 계속 유지되면서, 이 기간 국내 수입차 시장은 이른바 ‘도토리 키재기’ 상태에 놓이게 된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그러나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이전과는 사뭇 다른 판세가 연출되기 시작한다.
1999년부터 무섭게 사세를 확장해온 BMW가 벤츠를 2위로 끌어내리며, 수입차 시장의 신흥강자로 급부상한 것이다.
2001년에는
또 다른 강자 ‘렉서스’가 출현, BMW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시장은 다시금 지각변동을 일으키게 된다.
렉서스는 한국진출 원년인 2001년 1월에 최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시리즈’ 4차종을 출시, 첫 해에만 총 841대를 판매하며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 10.9%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킨다.
2002년에는 2,968대를 판매해 수입차 업계 2위에 올라서고, 2003년에는 고급형 SUV인 RX330을 성원에 힘입어 판매대수 4000대(실 판매대수 3,774대) 시대에 바짝 다가서며 시장의 최강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렉서스는 이후 3년간 BMW와 1000대 이상의 판매 격차를 보이며 ‘수입차 지존’의 자리를 확고히 하는 성과를 거둔다.
한편 한국 도요다자동차는 올해 한국시장 판매 목표를 2005년 5,840대보다 11% 늘어난 6,500대로 잡았다고 밝혔다.
◆ BMW 1위 탈환 안간힘
올해로 한국진출 22년째(1995년 한국무대 데뷔)인 BMW는 한국에서 명차의 대명사로 통한다.
BMW가 한국진출(1995년) 이후 명차로서의 위세를 떨치기 시작한 것은 1997년부터다. 당시 시장은 포드와 크라이슬러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벤츠와 볼보가 뒤따르는 형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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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식 BMW New 3 Series | ||
그러나 BMW는 97년 한해에만 610여대를 판매하며, 한국진출 3년 만에 상위권 진입에 성공을 거두게 된다.
한국 시장에서 BMW의 전성기가 본격 시작된 것은 2000년부터이다. BMW는 2000년에 판매대수 1000대(실 판매대수 1,174대) 돌파를 시작으로 2001년 1,673대, 2002년 4,284대를 판매하며 3년간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한다.
BMW는 그러나 그동안 지켜온 1위자리를 2005년 렉서스(5840대)에 간발의 차로 내주며 2위(5786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올들어
출발은 산뜻하다. 올들어 1월 한달 동안 610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연간 판매대수에서 렉서스(433대)에 내줬던 1위 자리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BMW그룹코리아측은 올해
판매목표(6,600대)를 지난해 실적(6,552대)보다 조금 웃도는 수준에 맞춰 놓았다고 밝혔다.
◆ 한국 수입차 시장 양강 구도 오래 갈 듯
지난 2000년부터 렉서스와 BMW가 양강 체제를 형하고 있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새로운 판도변화를 기대하기에는 당분간 어려울 듯 하다.
수입차 시장이 해마다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 많은 변수가 기대되고는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차종간 각축전에 불과할 뿐 시장 판세가 뒤바꾸기에는 어려울 듯 보인다.
올들어 아우디(541대)와 벤츠(464대)가 수입차 판매 2. 3위를 형성하고 폴크스바겐(255대), 혼다(229대), 볼보(211대) 등이 지난해 1위 렉서스를 뒤쫓는 판세가 연출되고 있지만, 이 같은 형세가 1년 내내 유지될지도 의문이다.
수입차 업계 역시 시장은 조만간 평상심(?)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3위권 이하에서 다소간 판도변화는 기대할 순 있어도 최근 몇 년간 유지돼온 양자구도가 어느날 갑자기 뒤바뀌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올해 역시 수입차 지존은 렉서스와 BMW 양자 중의 하나로 굳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지난해 수입차의 지존자리를 렉서스에 빼앗긴 BMW가 얼마나 많은 격차로 1위 자리를 재탈환하고 부침이 심한 3위 자리를 누가 차지하는 가에 모아지고 있다.
한편 수입자동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양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수입차 시장의 판세가 올해도 계속 유지될 지는 의문이며, 시장 판도는 신차 출시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며 시장구도에 대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윤 전무는 이어 “올해 수입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3만4500여 대로 추산하고 있으며, 올해는 특히 디젤차와 2000cc급 중소형 차종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