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움직임과 관련해 인수하려는 쪽인 국민은행측의 노동조합도, 인수를 당하는 쪽인 외환은행측의 노동조합도 한 목소리로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때문에 은행권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외환은행 인수에 국민은행은 자격미달이라는 목소리마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외환은행을 인수함으로써 한걸음 성장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국민은행측은 양 은행 노조가 이처럼 강력히 반발하는 데 대해 곤혹스런 표정이다.
15일 외환은행 노조와 국민은행 노조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 구성에 들어가고 본격적인 실사에 돌입하는 등 양 은행의 인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 은행의 노조들이 최근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고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민은행은 다음 주 초부터 부행장급을 팀장으로 한 TF팀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외환은행 인수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회사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유럽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오는 21일께 TF팀을 발족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공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반대의사를 전했다. 이 은행 노조는 성명에서 “국민은행 경영진에게 외환은행의 외국환 업무와 29개 해외지점 그리고 기업금융을 맡긴다는 것은 공멸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공적자금만 4조원이 넘게 투입된 장기신용은행 등 4개 은행 합병을 통해 자산 200조원을 넘긴 지 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온전하지 못한 은행임을 자인할 정도라면 국민은행은 피합병 대상이 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한 “외환은행은 한 푼의 공적자금도 받지 않고 모든 부실을 자체 해결했으며 1인당 생산성도 국민은행을 3배나 앞서고 있다”면서 “그러나 국민은행은 수출 및 수입금융 실적, 해외점포 수, 기업 및 중소기업 대출 비중 등에서 모두 6대 시중은행 가운데 꼴찌”라고 지적했다.
결국 노조는 “론스타 지분매각 과정을 통해 독자 생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민은행 노조도 앞서 지난 10일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고 “KB국민은행이 경쟁 논리에 사로잡혀 무리하게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해외 투기자본만 배불린다는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은행 노조는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 자체가 불법이며, 원인 무효라는 의혹을 받고 있고 이 때문에 양대 노총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주도해 론스타와 당시 경제 관료들에 대한 법적 추궁과 국회 청문회 개최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철저하게 국민경제와 금융 공공성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와 함께 “인수의 당위성, 인수 과정과 인수 이후에 제기될 여러가지 장단점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정보 공유를 통한 노사간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인수과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