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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 노동부 장관 “양대노총이 도와달라”

한국노총, 민주노총 잇따라 방문

최봉석 기자 기자  2006.02.13 1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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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3일 공식업무 수행에 들어간 이상수 신임 노동부 장관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바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었다.

이는 향후 비정규직법안과 노사관계제도개편방안 등에 대해 노동계가 사실상 칼자루를 쥐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협조를 부탁하기 위한 발빠른 행보로 해석된다.

이 장관은 양대노총에 ‘노사정 협의체 복원’을 공통으로 제의했다.

이 장관은 노사정 대화 복원을 위해 ‘노동계가 주도적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하면서, “은행나무도 마주봐야 열매가 열리듯이 자주 만나야 문제가 풀린다”는 말을 양대노총에 똑같이 던져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한국노총을 가장 먼저 방문해 이용득 위원장 및 노총 지도부와 회동했다.

   
                                         사진제공=한국노총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먼저 이 장관의 취임에 대해 “과거 이 장관이 환노위와 재경위에 있을 때부터 신뢰가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연 뒤, “노동부 장관 임명을 환영하고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 한국노총 “모든 정부부처가 친사용자적”

이어 “우리나라 부처는 경제부처서부터 시작해 모든 부처가 ‘친사용자’적”이라며 “적어도 ‘노동부’만큼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사관계 로드맵에 대해서는 “300인 이상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로 방향을 정할 경우 대부분 상급단체에 파견된 간부들은 현업으로 복귀해야 하고, 이는 노조 존립자체를 뒤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비정규 법안과 관련 한국노총의 결단이 입법의 물꼬를 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뒤, “향후 노사정 대화채널 복원에 한국노총이 주도적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노사관계로드맵과 관련해서는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빨리 열어 기본적으로 논의를 다시 시작하자”고 운은 뗀 뒤, “다만 시행이 당장 내년 1월로 눈앞에 두고 있으므로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며 최근 ‘사회적 대화’ 입장을 천명한 한국노총의 협조를 촉구했다.

이상수 신임 노동부장관은 한국노총과의 면담이 끝난 직후인 10시 40분께 민주노총도 전격 방문했다.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진행된 양측의 면담은 약 10여분 가량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전재환 금속산업연맹 위원장과 배강욱 전국화학섬유염맹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김대환 노동부장관 퇴진운동을 벌이고 노사정위 탈퇴를 선언한 이래 약 1년 동안 노동부 장관과 만날 일이 없었다”고 말문을 꺼냈다.

◇ 민주노총 “지난 1년 간 대화 없었다”
 
전재환 금속산업연맹 위원장은 “그동안 김대환 전 노동부장관에 대해 (노동계가) 퇴진을 요구하니까 노동부와 노동계 사이의 대화 자체가 없어지게 됐다”면서 “앞으로 그런 일이 발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민주노총의 발언은 노사정 대화 참여에 대해 정부가 사전 여건을 마련해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이에 대해 “(민주노총) 의장단 구성되면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 만나 얘기하자”는 의견을 피력했고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중요한 사안에 대한 협의를 위해 만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민주노총은 이와 함께 “현재 비정규 관련법과 노사로드맵 등과 같은 주요 현안이 산적해있다”면서 “노사정 모두 서로 머리를 맞대고, 어떤 경우에는 대립각을 세우더라도, 대안 마련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수 장관은 이에 “비정규법안은 국회 보류 중이므로 현재 크게 신경 쓰지 않더라도 노사관계선진화법은 협의틀을 만들어 충분히 논의해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러자 민주노총은 “(노사관계로드맵과 관련해) 정부측과 전혀 논의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고 이 노동부 장관은 “민주노총이 리더십을 발휘해 좋은 성과를 담았으면 좋겠다”면서 “논의하자”고 답변했다.

◇ 이상수 장관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 방문하고 싶다”

   
  
                                       사진제공=민주노총
이상수 장관은 또 “(노동부장관으로서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을 방문하고 싶다”면서 “한달에 2회 정도 현장을 방문해 노사면담을 계획 중”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장관은 “대의원대회가 잘 열려서 의장단이 선출되면 다시 민주노총을 예방하고 싶다”고 마지막으로 말문을 꺼낸 뒤 이날 노동계에 대한 공식방문을 마무리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0일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차기 지도부 선출에 실패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등 비대위 전원이 사퇴한 바 있다.

이 장관은 이날 양대 노총 방문에 이어 노사정위원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도 방문해 노사정 대화 복원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