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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상승 지속…1000달러시대 온다

금값의 역사적 의미와 향후 전망

임경오 기자 기자  2008.02.27 11: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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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1kg으로 500년전 1년생활…올해도 1년 생활가능
남아공 공급 감소에 중국등 수요늘면서 가격 급등
최근 코스피보다 '고수익 저위험' 재테크수단 충분

   
 <자료 출처=팍스넷>



[프라임경제] 국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비록 지난 25일(미국시간)엔 1% 가까이 조정을 받긴했지만 26일엔 다시 온스당 948달러선으로 올라섰으며 27일 시간외 거래에선 955달러선을 넘기고 있으며 금값이 향후에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데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온스(1온스는 31.1035g으로 약 8.294돈)당 1,000달러시대가 곧 올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미국이 원유나 원자재 상승에 대한 경기방어 수단으로서 금리인하 정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면서 ▲원유 원자재값 상승==>▲경기침체 가속==>▲금리 인하==>▲인플레 유발==>▲안전자산인 금 수요 급증으로 가격 상승의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금은 사실상 재산증식 수단이라기보다는 재산 보전수단에 더 가깝다고 할수 있다. 인플레가 심할수록 현금자산은 시간경과와 함께 가치 감소가 빠르지만 금은 인플레율을 보전해주고도 남기 때문에 최소한 인플레에 의한 가치하락은 막을수 있으며 나아가 현재와 같은 금값상승 속도라면 재테크 수단으로도 훌륭하게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즉 금은 장기실질이자율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갖고있어 고인플레시대에는 헷지수단으로서 훌륭한 자산재이다.

금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와 향후 금값전망 및 재산 보전 또는 재테크수단으로서의 금의 위치 등을 분석해본다.(백금도 온스당 2,000달러를 훌쩍 넘어서면서 사상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지만 지면관계상 여기서는 황금만을 다루겠다.)

◆금, 동서고금 막론 왜 인기있나

금은 희소성과 불변성, 유사시 환금성 등으로 인해 유사이래 각광을 받아왔다.

기록에 의하면 16세기 영국에서는 금1kg으로 1년을 생활할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떨까? 사실 금 1kg이면 266돈이고 최근 금값이 도매시세로도 1돈에 11만원이 넘으니 얼핏 계산해도 1kg이면 3000만원은 족히 된다. 그렇다면 현재시세로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즉 500년이 흘러 물가가 엄청나게 상승했지만 금은 이같은 인플레를 충분히 보전했다는 얘기인 것이다.

미국의 경우 1929년 대공황이나 1987년 주식대폭락 때도 금 가격만큼은 상승했었다. 수세기에 걸친 인플레이션이나 급속한 경기침체기에서도 자산 보전이란 측면에서 금 보유만큼 효율적인 수단은 없다.

무엇보다 금은 세계 어느나라를 가더라도 훌륭한 화폐로서의 기능도 한다. 나라가 망하면 그 나라의 지폐는 휴지가 되지만 금은 절대 휴지가 되는 법이 없다. 즉 달러보다 더 유통성이 좋은 화폐이다. 물론 현지통화로의 바꾸는 과정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금값 얼마나 오를까

△금본질 측면

금이 최근들어 온스당 940달러선까지 치솟았으며 22일 장중에는 958달러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25일 잠시 주춤거리기는 했지만 그 직전까지는 사상최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25일 약간의 조정을 보인것도 미국이 국제통화기금(IMF)의 보유 금 매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였다. 여기에다 미국 채권보증사 문제가 해소돼 주식시장이 안정된 것도 금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면 금값이 더이상 상승세를 멈출것인가?

일단 금본질 측면과 수요공급측면 두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겠다.

우선 금본질 측면에서 고찰해보면 최근 금값이 온스당 940달러 선을 기록,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내재가치 내지 실질가치로는 사상최고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금값은 냉전체제가 지속되고 있던 1980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함으로써 투자자들사이에 '안전한 것은 금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 온스당 850달러선까지 올랐다.

명목상 지금에 비해 온스당 90달러 낮은 수준이었지만 물가상승을 감안한 현재 실질가치로는 온스당 2,200달러에 달한다.

즉 최고가에 비해 아직도 1,260달러의 여유가 있는 셈이다. 단순 숫자놀음이라고 치부할는지 모르겠지만 금은 항상 인플레를 보전해준 자산이란걸 감안하면 언제든지 이정도 수준까지 상승할 여력은 잠재해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본질가치 측면에서 또하나 살펴볼게 있다. 유가와의 상관관계이다.

역사적으로 금은 유가에 비해 평균 16배 비쌌다. 물론 금 단위는 온스이고 유가는 배럴이다.

그런데 최근 유가는 100달러선을 넘었던데 비해 금값은 940달러선에 머물고 있다. 즉 금값이 유가에 비해 겨우 9배를 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금값이 유가에 비해 16배가 되려면 유가가 정체돼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온스당 1600달러선은 돼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엔 금값이 온스당 1400~1500달러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금 1온스 값은 빵350개 값과 같다는 말도 있듯이 밀값이 오르고 빵값이 오르면 금값도 따라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데 인플레이션 여부를 가장 편하게 가늠할 수 있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금 가격을 조정할 경우 현재 금값은 80년대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며 아직 고점대비 50% 가량 상승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물가가 현 수준만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온스당 14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으며 나아가 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은 80년대보다 수급 상황도 더 열악해 추가 상승의 여지가 높다"고 전망했다.

△수요공급 측면

본질측면이 아닌 수요공급측면에서 보자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일단 공급측면에서 세계 최대 금생산국중 하나인 남아공이 잦은 정전과 인건비 급등으로 인해 생산량이 정체해있거나 오히려 최근들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파업사태가 더해지면서 최근 생산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온스당 채광비용도 371달러선까지 올라갔다.

26일 보도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금 생산업체인 골드필즈가 장기화하는 정전 사태로 금 생산 전망치를 낮추고 대량 해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금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골드필즈는 4%이상 급락했다.

골드필즈는 25일(현지시간) "전력 공급 부족으로 이번 분기 금 생산량이 전분기보다 20~25% 감소할 것"이라면서 "전력업체 에스콤 홀딩스가 지난 달 말 수급 불균형으로 광산 전력 공급을 보장할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일주일동안 금 채굴을 중단하기도 했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이후 채굴 작업이 재개됐으나 에스콤은 골드필즈에 대한 전력 공급을 10% 줄인 상태여서 골드필즈는 앞으로 5년 동안 과거 전력의 90%만으로 채굴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며 6월 마감하는 다음 분기 생산량은 15~2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따라 골드필즈는 6900명을 감원하고 사우스딥 금광에서 일자리 2000개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2위 금 생산국이자 세계 최대 백금 생산국인 남아프리카에서의 공급 감소로 당분간 금과 백금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급도 그렇지만 수요측면에서도 상황은 좋지않다.

브릭스 특히 인구대국인 중국과 인도의 경제발전이 급속히 이뤄짐에 따라 이들 국가는 금은 물론이고 모든 원자재와 에너지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최근의 원유 곡물 원자재 급등도 이들국가의 수요급증이 큰 원인이라는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에따라 지난 2001년 3월 온스당 255.75달러였던 금값은 7년만에 400%이상 급등한 것이다. 특히 최근 반년새에는 온스당 270달러이상 훌쩍 뛰면서 장기상승에 따른 피로는 커녕 상승속도가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남아공 산지의 공급차질 문제가 장기화 될 전망인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되어 인플레 헤지성 금 수요 증가로 인한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화폐가치 하락(특히 달러화 약세), 물가 상승등으로 인해 진짜 돈은 금 밖에 없다는 믿음이 확산되고 있어 금값상승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지금보다 5% 상승 수준인 온스당 1000달러를 넘는 것은 말그대로 시기문제일 뿐 1000달러 돌파는 90%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금값 상승의 원인은 인플레이션 현상에 따른 헤지 수단으로 수요가 늘어난데다 주식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도 증가했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인플레이션 현상과 경기둔화로 인해서 금값 상승추세는 앞으로 완만하게 지속하되 가파르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금값 상승이 아직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로 첫째,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EMBI+ 스프레드가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지난 지난 11일을 고점(300bp)으로 소폭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둘째, 최근 금 가격 상승은 07/11월부터 08/01월까지의 모습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당시 외국인투자자는 신흥아시아 증시(한국, 대만 등 6개국)에서 순매도 기조를 보였지만, 08/02월 이후에는 소폭 순매수(08/02월 이후 8.8억 달러 순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는 것이다.

아무튼 상승속도의 문제이지 상승자체에 의문을 품는 전문가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예컨대 특정국가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 방출등 돌발변수만 나오지 않는다면 당분간 금값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사상첫 온스당 1000달러 시대도 머지않아 열릴 것으로 보인다.

◆금, 재테크 수단으로도 가능할까

그렇다면 금투자가 주식시장에 비해서 어떨까?

한국투자증권이 얼마전 최근 5년간 10개 주요 글로벌자산군의 수익률과 위험의 상관계수를 조사한 결과, 코스피는 다른 투자대상에 비해 '고위험 저수익'으로 분류됐으며 금은 코스피에 비해 수익률은 높고 변동성은 낮은 '저위험 고수익' 자산으로 분류됐다.

원유는 '고위험 고수익' 상품으로 나왔으며 KIS채권종합지수는 '저위험 저수익'상품으로 분류됐다.

물론 최근 5년간 금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같은 조사결과는 결국 금이 인플레 헷지수단으로서는 물론 최근에는 재테크수단으로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금생산국들의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함으로써 금값도 최소한 연10%이상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수년간은 들쭉날쭉한 주식에 비해 수익률이 더 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말라는 격언에 충실히 따른다면 일부는 주식에 투자하고 일부는 금 등 실물자산을, 일부는 현금성자산으로 보유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한 재테크 전략이라는게 증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