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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직원은 '속빈강정' 신동빈은 '돈벼락'

우리사주 61% 엉뚱한 곳 배정, 백화점 종업원 ‘ 빚좋은 개살구‘

이철원 기자 기자  2006.01.31 20: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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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롯데그룹이 롯데쇼핑을 상장하면서 우리사주를 롯데쇼핑과 무관한 롯데시네마 등 엉뚱한 직원들에게 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쇼핑 상장으로 신동빈 부회장<사진> 등 총수일가는 기업공개 취지와 달리 앉은자리에서 수조원을 챙기며 신동빈  체제로 경영권 이양을 시도한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국내 주식공모에서 우리사주 몫으로 국내발행물량(171만4286주)의 20%인 34만2858 주를 임직원 1만 5520명(05년 9월말 기준)에게 5주에서 130주까지 배정했다.

우리사주 속빈 강정, 신동빈은 1조 7000억원 

하지만 총 발행주식 857만1419주(3조4285억원. 1주당 40만원) 가운데 80%를 해외물량에 배정하다보니 물량자체가 총 발행주식의 4%에 불과한데다 백화점 사업과는 관련없는 사업부서에 우리사주의 절반이상을 배정, 회사발전에 공로가 큰 백화점 종업원은 속빈 강정이 돼버렸다.

반면 이번 상장으로 총수일가는 신동빈 부회장이 1조6950억원(423만7627주)을 챙기는 등 신 회장 일가의 주식평가액이 공모가 기준으로 3조6216억원(905만4049주)에 이른다.  경쟁업체인 신세계 주가가 50만원을 돌파하는 등 유통주 상승세에 따라 상승여력이 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우리사주는 회사의 핵심인 백화점(쇼핑몰 포함) 사업부에는 38.6%(5994명)만 지급되고 나머지는 백화점 이외 사업부서에 배정됐다.

전체직원 1만 5520명(05년 9월기준) 중 마트(6884명), 슈퍼(1766명), 스피크림도너츠(240명), GF(48명), 시네마(529명)사업부 등 백화점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업부가 9467명(61.4%)이다.

◆ 상장 후에도 총수 등 지분  67% 기업공개 취지 퇴색

롯데그룹의 기업공개는 자본조달을 위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총수일가와 롯데계열사 지분은 상장 이후에도 무려 67.6%(2000만주)에 달하는 반면 우리사주는 1.2%에 불과해 기업공개 취지와도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신격호 회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최대주주 신동빈 부회장이 보여준 그동안의 경영성적 부진과도 관계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문어발 사업확장 사내 TF팀 무차별 신설에 종업원 피해 

전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부회장이 그동안 편의점 사업과 롯데닷컴 등에서 경영실패를 경험삼아 회사설립보다는 사내 태스크포스 형태로 사업부서를 신설하다보니 롯데쇼핑 안에 온갖 사업부서가 생겨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회사 발전의 성과를 누려야할 부분이 신동빈 부회장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위해 이익금이 새로운 사업투자비로 쓰여 그만큼 이익분배를 적게 받는데 우리사주마저 엉뚱한 곳으로 배정돼 피땀어린 땀의 대가를 이중으로 빼앗기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 오너일가 회사 이익 공유위해 대주주 결단 했어야

오너일가가 피땀흘린 종업원들을 위한다면 공모하기 전에 주식을 액면분할하거나 롯데쇼핑 전직원에 대해 우리사주를 지급하되 열정을 다한 직원들을 위해 근속연수에 관계없이 공헌도(성과급)에 따라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등 대주주의 결단이 선행됐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좋은기업지배구조 김선웅 변호사는 “우리사주 배정은 주식분산과 공헌에 대한 보상성격이지만 오너의 마음에 달려있는 것이어서 법적 문제는 없어 딱 꼬집어 얘기하기 어렵다”면서도 “상장을 할 경우 대주주로의 부의 집중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며 “부의 분배를 위해 스톡옵션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롯데측은 “롯데쇼핑은 백화점만 있는 게 아니며 롯데쇼핑 안에 시네마, 마트 등이 포함돼 있어 정상적으로 배정됐는데도 외부에서 이상한 시각으로 보려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근속연수에 따라 3개월 장기 아르바이트 사원까지 주식배정을 했기 때문에 시네마 소속 사원은 부장일지라도 연차가 짧으면 백화점의 장기근속자보다 적게 배정되도록 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균형이 맞춰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반청약 물량은 대표주간사인 대우증권 22만2857주(13%), 나머지 12만 1주(7%)를 교보, 대신, 동양종금, 삼성, 우리투자, 한국투자, 현대 등 7개 증권사가 1만7143주씩 나눠 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