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탈바꿈을 시도한 삼성전자(005930)가 액면분할 이후 좀처럼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5일엔 상장 이후 처음 4만원대로 내려앉았으며 사흘째 약세를 이어가다 이날도 결국 5만원선을 넘지 못하고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개인 자금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20%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의 공매도 비율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50대1의 액면분할을 단행한 이후 지난 4일 재상장 됐다. 액면분할의 가장 큰 기대 요인은 저렴한 가격으로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국민주로 거듭나는 것이었다.
전문가들 또한 액면분할 뒤 소액 투자자들의 비중이 늘면 거래량이 늘어나 주식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었다.
실제로 재상장 당일 삼성전자의 하루 거래 규모는 3956만5391주로 평소보다 약 152배 늘어나며 이 같은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11일 1031만4997주까지 미끄러졌고 결국 이날엔 666만8856주로 빠지며 1000만선도 무너졌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 원인으로는 원화 강세·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외국인들의 '셀코리아'와 반도체 고점 논란, 높은 공매도 비율 등이 꼽힌다.
기관은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 삼성전자를 8634억원어치, 외국인은 2338억원어치 팔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1조1004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물량을 받아냈다.
이에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던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성 매물이 빠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주 급격하게 빠진 원·달러 환율도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에 힘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공매도 비율이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도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공매도가 일시적으로 급증하면 추종 매도가 잇따르며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11일 기준 삼성전자 전체 거래량 중 공매도가 차지한 비중은 25.6%로 현저히 높았다. 삼성전자의 공매도 비율이 20%를 상회한 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2014년 7월 한 번에 불과하다.
그러나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일단 공매도 비율이 높았던 과거 사례들을 보면 공매도 비율이 현 수준에서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추가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실적 기대감에 유효한 상황에서 높은 공매도 비율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제한적임을 가리키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는 여전히 상향 조정 가능성이 크다"며 "주가 또한 하반기 개선되는 방향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도체에 대한 고점 논란과 함께 부진한 핸드폰과 디스플레이에 대한 낮은 기대감을 감안하면 하반기 이어지는 호황과 향후 주주환원 개선 가능성은 충분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IT·모바일(IM), 디스플레이(DP) 부문 감익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소비자가전(CE) 부문이 상쇄하면서 전 분기 수준인 15조6000억원으로 예상돼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특히 3분기에는 전 사업부의 고른 실적이 나타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17조1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곽 연구원 또한 "반도체 업황과 수요가 부정적이지 않아 하반기에는 주가 개선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인위적 주가 부양정책이 한계를 맞은 만큼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 성장 동력을 찾아 근본적 사업 가치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오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주요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추가로 현금배당을 확대할 여력이 크지 않다. 주가 부양정책이 점차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주들은 업황이 개선되거나 기업의 근본적 사업가치가 높아지지 않는다면 주가를 재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이미 인식하고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