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세계 4대 문명 발상지는 모두 농업이 유리한 환경이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농업은 산업, 사회, 문화의 근간으로 여겨지지만, 한국 농업의 현주소는 인구 감소, 고령화 등에 따른 '농촌 붕괴'다.
지난해 9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에 선임된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부천시 원미구을)은 "농업은 하나의 산업이 아닌 국가와 민족의 생존 문제"라며 새로운 발전 동력의 필요성을 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설 위원장은 농촌 살리기의 핵심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마트팜, 청년층의 귀농·귀촌에 주목했다.
설 위원장은 "농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농촌을 더 살기 좋은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기조로 스마트팜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며 "청년들의 농업 진출을 돕기 위해서 스마트하고 여유로운 농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힘 줘 말했다.
또 최근 사물인터넷(IoT) 기술 발달 추이를 관심있게 보며, 스마트팜 시대가 빠르게 도래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런 와중에 '한국형 스마트팜' 개발이 절실하다고 짚었다.
설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의 농업여건에 맞는 스마트팜 모델 개발"이라며 "이 같은 모델에 대한 표준화도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다음은 설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우리 농업 현실은.
▲농업 없이 국민이 생존할 수 없다는 중요성 때문에 '생명산업'으로까지 불린다. 그럼에도 우리는 농업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보호에 소홀히 했다. 예를들어 1970년대 저곡가정책으로 농민을 희생해 수출주도형 산업화를 이뤘으며, 자유무역협정(FTA) 개방 때도 공산품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농축산물 시장을 개방했다. 이제는 농축어업의 희생이 아닌 발전을 위해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
-농업 살리기 해법으로 '귀농·귀촌'에 주목했다, 이유는.
▲우리 농촌을 살릴 수 있는 원동력은 귀농·귀촌에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귀농·귀촌이 농촌의 문화와 경제적 토대를 바꿔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 활력 있는 농촌을 만들 수 있도록 국회에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뒷받침 할 예정이다. 젊은 사람들이 농업에 관련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기본적 토대를 만들어주면 소득이 오르고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결국 자연스럽게 귀농·귀촌의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청년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하길 기대한다.
-그럼에도 수년째 귀농·귀촌하는 이들은 적고 청년의 농촌 이탈은 가속화되고 있다.
▲국회와 정부는 청년들이 비전과 의지만 있다면 귀농·귀촌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준비했다. 만 40세 미만의 청년창업농이라면 최장 3년까지 월 최대 100만원의 정착 지원금을 지원받을 수 있고, 농지은행을 통한 2030세대 농지 최우선 임대제도 등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현재 청년 일자리 창출을 핵심으로 한 추경 예산안이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심의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은 문제다.
-'스마트팜' 역시 농촌진흥책으로 주목되지만, 우리나라의 스마트팜 기술 수준은 미국, 네덜란드 등 해외 기술선진국 대비 미흡하다고 평가된다.
▲스마트팜은 보통 1세대부터 3세대까지 세 단계로 나누는데, 현재 우리나라 스마트팜은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중이다. 현재 국내 스마트팜 재배농가는 초보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고, 스마트팜을 전 농촌에 상용화하기엔 여전히 많은 제약이 있다. 유·무선 통신을 통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야 하며, 농업 현장에 전력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또 시설 내부 환경조절과 생육 관리 장치들이 전기적 신호에 따라 제어가 가능한 구조여야 한다. 때문에 산골·오지에 있는 농장에는 스마트팜의 구현이 쉽지 않다. 그러나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발달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지역과 환경 제약을 벗어나 스마트팜을 도입할 수 있는 시대가 금방 도래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스마트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스마트팜을 통해 재배된 작물의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만이 전부가 돼선 안 된다. 농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농촌을 더 살기 좋은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기조로 스마트팜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농업 현장에 전문 시스템으로 노동력을 줄이고, 노동시간의 여유가 생겨야 농촌이 젊어질 것이다. 농촌의 열약한 환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청년들의 농업 진출을 돕기 위해서는 스마트하고 여유로운 농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농업은 문화와 환경에 따라 농업방식과 생산물이 다르고, 결국 각 나라별로 스마트팜의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차세대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한국형 스마트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제일 중요한 것은 한국의 농업여건에 맞는 스마트팜 모델 개발이다. 또 스마트팜 표준화가 시급하다. 농가가 스마트팜 설비를 했다 하더라도 추가적인 장비를 사려면 처음 구매한 곳에서 밖에 살수 없는 구조다. 표준화가 안 되다 보니 설비업체가 보유한 부품부터 데이터 축적·공유 방식이 달라 기기추가는 물론 프로그램 호환도 어렵다. 표준화된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을 통해 농업 현장에서 많은 농가가 활용하도록 확대해 나가야 한다. 또 스마트팜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보다 쉽고 접근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도 필요할 것이다. 농가의 스마트팜 활용자가 고령이고, 정보습득 교육에 소외된 층이라고 볼 때 데이터 수집과 관리가 더 쉬워져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농업을 홀대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가 제출한 대통령 개헌안을 보면, 국민 생명 보장 기능 및 식량안보 기능, 환경·경관 유지를 비롯한 생태보전 기능 등 농축어업의 다양한 가치를 반영한 공익적 기능과 그에 대한 국가의 지원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이런 점을 보면 문재인 정부의 농업 홀대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또 문재인 정부의 공약인 '대통력 직속 농어업·농어촌발전위원회 설치' 법안은 작년에 발의돼 있으나 국회의 공전으로 인해 막혀있는 상황이다.
-현재 농업 정책 추진을 위한 소통라인을 진단한다면.
▲국회의 공전으로 인해 아직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발전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지만,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가 농축어업 정책 추진 소통 통로가 되어야 하며, 농해수위원장으로서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농축어업이 백척간두의 엄중한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인 만큼 더욱 막중한 책임감으로 소통 채널 역할을 할 것을 약속드린다.
◆설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은
1953년 4월 23일 경상남도 마산 출생으로, 1972년 마산고등학교, 2000년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됐고,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후 1983년 민주화청년연합(민청련) 상임위원, 1985년 당시 김대중(DJ) 총재 비서, 1993년 민주당 수석 부대변인,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수석 부대변인을 역임했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으며, 16대,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에까지 선출돼 '4선 의원'의 영예를 얻었다. 2014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뒤 국회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특별위원회(평창특위) 위원장까지 국회 내에서도 중책을 두루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