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덕 기자 기자 2018.04.24 13:07:53
[프라임경제] 라이트론(前 빛과전자·069540)이 신성장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샤오미 유통사업과 관련해 여우미와 온라인 독점공급 계약을 파기했다. 이 과정에서 계약금을 비롯한 투자금 50여억원은 아직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라이트론이 신성장사업으로 키우는 사업과 관련된 계약 파기 사실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금 등에 대해 주주들에게 알리지 않은 점을 꼬집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측은 해당 건은 의무공시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도, 이와 별개로 양사가 맺은 독점판매 계약에 따른 대가성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라이트론은 지난달 샤오미 한국총판 여우미와 '온라인 독점판매 계약'을 파기했다. 라이트론은 신성장사업으로 샤오미 제품 유통을 꼽고 지난해 9월 여우미와의 협력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라이트론은 또 다른 샤오미 한국총판인 KT스카이라이프(053210), 더판다테크와 손잡고 샤오미 유통 사업을 이어가게 됐다.
실제 라이트론은 최근 KT스카이라이프로부터 샤오미 공기청정기 '미에어2' 1만대를 구입했다. 더판다테크에서는 공기청정기 필터 1000개, 보조배터리 4100개, 마스크 5000개, 마스크 필터 5500개를 사들였다. 여기에는 총 15억원가량이 투입됐다.
라이트론은 국내 샤오미 유통 생태계 변화 때문에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여우미는 라이트론과의 계약을 이끌어내면서 '단독 상표권 사용' '독점 총판' 등에서 이점이 있다고 어필했는데, KT스카이라이프 또한 샤오미 상표권을 확보한데다 더판다테크까지 총 3사가 국내에서 샤오미 총판사업을 하고 있어 이 이점이 사라졌다.
특히 라이트론은 경쟁사보다 제품 단가가 더 비싼 여우미와 거래하는 게 수지에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우미는 중국 난징에 위치한 '난징 여우미'에서 샤오미 한국총판 계약을 한 탓에 배송 경로가 한 차례 추가돼 원가가 더 비싸다.
실제 여우미가 2만1900원에 판매하는 샤오미 10000mAh 2세대 보조배터리의 경우, 더판다테크는 이보다 4000원 저렴한 1만7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라이트론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여우미로부터 매달 평균 20억원가량의 제품을 사들였다. 즉, 라이트론은 계약이 유지된 약 7개월간 여우미로부터 다른 샤오미 한국총판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제품을 구입하는 데 140여억원을 쓴 셈이다.
문제는 라이트론이 계약금을 비롯한 50여억원의 투자금조차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라이트론은 지난달 온라인 독점판매 계약을 파기하면서, 이달 9일까지 이 금액을 상환하라고 요청했지만, 여우미는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이 기한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우미는 "샤오미 본사의 투자금으로 이를 지급하겠다"며, 이달 말일까지 상환일을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샤오미는 지난달 말에서야 투자규모를 정하기 위한 실사를 마쳤는데, 아직 정확한 규모나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기에 투자금이 들어오는 시점은 빨라야 다음달 말경이라는 것이다.
특히 샤오미가 조만간 한국총판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투자계획을 전면 보류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태다. 이럴 경우 라이트론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여우미와의 계약이 틀어졌음에도 공시를 하지 않은 라이트론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상장사는 회사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 있을 경우, 이를 주주들에게 알리게 돼 있다. 그런데 라이트론은 새로 키우는 사업의 계약해지 사실과 함께 50여억원의 손실금에 대해 공시하지 않았다.
오중건 라이트론 대표는 "회사 전략상 계약을 끊게 됐다"며 "투자금은 계획대로 회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시 누락에 대해서는 "이 부분은 공시 대상이 아니어서 알리지 않았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해당 건은 의무공시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면서도 "다만, 이와 별개로 양사가 맺은 독점판매 계약에 따른 대가성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