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면서 한국은행의 7월 기준금리 인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10년 7개월만에 한미 금리차가 역전되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5월로 예상하는 분위기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움직임을 보이면서 점진적 금리인상이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9일 해외 IB기관과 국내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농산물과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1% 하락했고, 이 같은 수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1월 1.0%, 2월 1.4%, 3월 1.3%를 기록하며 1%대 초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물가상승률이 낮은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비용을 늘리고 이는 내수 부진으로 연결될 수 있다.
HSBC,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 등 해외 IB들은 상승세를 탔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의 근원물가(석유류·농산물 제외지수)도 짚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1.3% △11월 1.2% △12월 1.5% △1월 1.1% △2월 1.2% △3월 1.3%로 둔화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낮은 근원물가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는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런 가운데 국내 물가 상승률 관련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견해도 해외 IB들의 분석과 부합한 모습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21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금리변동 가능성은)당분간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질 수 있도록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해외 IB들은 △수입물가 하락 △부동산가격 안정 △임금상승률 둔화 등 당분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제한될 가능성에 따라 전반적으로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 1회 인상하는 기존의 금리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 씨티그룹(Citi)은 원화 강세 기조와 2분기 배럴당 58달러 수준의 안정적 유가를 바탕으로 원자재 수입가격이 낮게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규제강화와 공급확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부동산 가격은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Nomura)도 원화와 관련해 견조한 수출 모멘텀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을 배경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의 대외 구매력이 향상돼 수입물가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점진적 금리인상을 통해 국내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 완화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노무라는 가계 디레버리징(부채축소) 과정에서 부채상환 및 민간소비 제약효과를 줄이기 위해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한은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에 제출한 '금융안정상황'을 통해 대출금리가 1% 오르면 이들의 이자부담은 1.7%포인트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대출자의 이자 DSR는 9.5%이지만, 이자가 100bp(1bp=0.01%포인트) 오른다고 가정하면 이자 DSR는 10.9%로 상승한다.
이는 연소득에서 이자를 갚는 데 쓰는 비용이 1.4%포인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다. 취약차주의 부담은 더 커진다. 대출금리 0.01%포인트 상승시 취약차주의 이자 DSR는 24.4%에서 26.1%로 1.7%포인트 상승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낮은 물가상승률 수준과 더불어 최근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속에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국내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 확대에 상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