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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관 영전 물먹은 김재정, 다주택·MB부역·근혜 주택정책 탓?

기존 이력이나 기조실장 경험 등 유리한 정황 일거에 무위 '김정렬 신승'

임혜현·남동희 기자 기자  2018.04.02 17: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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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일 청와대가 국토교통부 제2차관 인선 내용을 공개했다. 김정렬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이 낙점되자 정계와 관가에서는 검정고시 출신의 입지전적 인물 발탁이라는 평과 함께 배경에 따라 불이익을 받지 않는 실력 위주의 평가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최근 강원랜드 채용 비리 연루자 전원 인사 무효화 추진 등 강력한 실력 위주 정책을 펴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꼭 맞는 인사 메시지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 것.

이와 함께 교통 전문가와 건설 및 주택 전문가가 동거를 해온 국토교통 행정의 체계상 당연한 발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과거 건설부와 교통부가 따로 있던 시절부터 이 두 영역은 별개의 발전을 해 왔으나 합쳐진 이래 국토해양부, 국토교통부 등 정권에 따라 일부 조직 변화를 거듭하며 동거하고 있다.

제2차관은 교통물류·항공정책·도로 및 철도의 소관 업무에서 장관을 보좌하는 게 주요 소임이다. 참고로, 제1차관은 건설·부동산·토지·주택 분야 업무를 주로 다룬다.

이런 상황에서 맹성규 전 제2차관이 인천 지역 보궐선거를 염두에 두고 물러나면서 이 자리가 공석이 됐을 때, 즉 3월 하순께부터 교통물류실장이던 김 신임 제2차관이 하마평에 오르내린 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 차기 제2차관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집중되던 이때 그에게 또다른 경쟁자가 있었다는 평이다. 바로 같은 국토부에서 한솥밥을 먹어온 동료이자, 시험 동기(행정고시 제32회)인 김재정 기획조정실장이다.

시계를 좀 더 앞으로 돌려보자. 2017년 5월, 장관과 차관 인선 문제로 고심하던 청와대는 장관은 외부인(연구종사자 혹은 정치인 출신), 차관은 실무 관료로 발탁하는 방안을 모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에서 언급했듯 주택은 제1차관, 교통은 제2차관이 맡는다는 전제에 충실, 관련 업무 접점 면에서 김재정 카드를 쓸 것이라는 인사 전망이 유력했다. 제2차관 발탁 인사에서는 당시 해당 영역 전문 관료인 권병윤씨나 서윤택씨 등이 거론됐다. 김정렬 신임 제2차관은 2017년 당시에는 문재인 정부가 발탁할 인물군에서 아직 조금 더 아래 그룹에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요약하면, 김재정 대 김정렬 경쟁 구도라기 보다는, 제1차관 후보군 거론의 유력 인물이 2라운드에서 오히려 해당 영역 적합성 등 여러 문제를 고려, 밀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1급 공무원 이상은 정무적 판단이 고려된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이런 자리는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자체가 영광이고, 그 다음 일은 관운 문제여서 공직자의 도리와 실력 발휘를 다한 경우 진인사대천명으로 기다릴 따름이라는 말을 하는 관료들도 있다.

하지만 유능한 인물이 연거푸 차관급 영전에서 비껴간 것은 안타깝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정 국장의 경우, 앞서 발탁 기회는 물론 그 다음 기회 등에서도 '노른자위'인 기조실장을 차지했다는 이점이 고려되지 않았던 것. 

김재정 대 김정렬 구도를 보면, '서울대 법대 출신 대 방송대 졸업자'라는 점에서 엘리트이자 상대적으로 앞서 나갔던 주택 라인의 김재정 국장이 고배를 든 것을 교통 몫 자리이므로 적재적소 발탁이라고만 정리하기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김정렬 신임 제2차관은 교통부에 입부해 공직 생활의 기초를 닦았고, 이후 건설교통부로 조직이 개편된 후 해외건설과와 교통안전과, 도시관리과 등을 돌았다. 예산담당관실 서기관을 거쳐 국토체계개편팀장 등을 역임했다. 교통 전문가이긴 하나, 꼭 교통에만 매달렸던 것은 아니다. 이렇게 되면 법무담당관이나 토지정책관, 주택정책관을 거쳤고 옛 국토해양부 시절 대변인을 지낸 김재정 국장도 조직 전체를 보는 큰 안목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 번 하마평에 오르내린 이유도 이런 것. 

굳이 다른 원인을 찾자면, 문재인 정부가 유능한 인재이긴 하나 그에게 이번 정부의 핵심 정책 콘트롤 타워를 맡기는 데서 최종적인 머뭇거림을 매번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론을 덧붙일 수 있다.

지난 번 제1차관 하마평에서 결국 비껴간 것도 도시재생뉴딜정책 즉 50조원 규모의 문재인표 정책을 주무르는 자리에 그를 앉히지 않았다는 것이고, 이번에도 기조실장이라는 고지를 선점한 능력 대신 다른 장점을 가진 타인에게 양보하게 구도가 완성됐다고 볼 수 있는 것.

일각에서는 김재정 국장이 이를 간절히 원했든 마음을 비웠든 간에, 국토교통 라인에서 과거사 단절을 외치는 구도 더 나아가서는 이번 정권의 의중과 취향 문제가 일부나마 영향을 미친 게 아닌지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국토부 관행혁신위원회가 아라뱃길 사업, 주택대출 규제 완화 등을 잘못된 정책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지속적으로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부 당시의 정책들에 대해 자기 고백과 선긋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처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실무자에게 과도한 부역 논란을 지우는 게 아닌지 우려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한 관련 공무원 질책 우려가 그 예다.

그런데, 김재정 실장의 경우, 기조실장으로 이동하기 전인 2017년 8월, 다주택자 논란으로 사람들의 입길에 잠시 오르내렸다. 이때는 정부가 막 '8·2 대책'을 발표하고 주택 가격 잡기에 박차를 가하던 때로 김재정 실장은 당시 국토도시실장이었다. 김현미 장관은 물론이고 관련 고위공무원급에서 다주택 보유 상황이니 제대로 정책이 되겠느냐는 지적이 나왔던 것.

김 실장은 MB 시절인 2009년경에는 녹색성장기획단에 파견됐는데, 이때 녹색생활지속발전팀을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지금 아라뱃길 등 녹색 흔적에 대한 지우기에 골몰하는 조직 분위기에서는 다시 들추기 부담스러운 이력이다.

주어진 일을 하려는 정신 때문이었겠지만 굳이 부역 논란을 검토할 때 좋지 않은 상황은 하나 더 있다.주택정책관 시절이던 2015년 4월 김 실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개발이나 재건축 추진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밝혔다. 

이 정책 기조는 이후 곽상도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법안 발의와 맞닿는다. 곽 의원은 재개발 및 재건축 등 정비 사업 추진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2017년 2월 대표발의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가 탄핵으로 몰락하고 곽 의원의 소속 정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고쳤다.

두루 여러 역량을 축적하고 적당히 원만한 성품을 가진 김정렬 신임 제2차관이 김재정 실장보다 빨리 차관급으로 발탁된 것은 이런 문제도 곁들여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서울대 출신에게 방송대 출신의 입지전적 인사가 이겼다고 단정하는 건 단편적이므로 다른 점들을 모두 봐야 '더 합리적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

요직을 거치다 보면 당시 정부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간접적이든 보조적이든 도울 수밖에 없어 이런 용호상박 경쟁은 어느 부처에서든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에 인재를 사장시키는 게 나은지, 다시 발탁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이번 김정렬 대 김재정 이야기에서 나오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