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비자금 조성, 채용비리, 성추행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 대구은행장직 사퇴에 이어 회장직까지 사퇴하면서 DGB금융이 경영권 승계 절차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DGB금융은 경영권 승계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권한 대행 체제의 '수장 공백'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2일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은 임시 이사회를 열고 박 회장의 후임 승계절차 등을 논의한다.
우선 DGB금융은 이날 박 회장 거취문제를 우선 논의한 이후에 경영권 승계 절차에 대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차기 회장과 행장을 선임할 때까지 회장직을 유지할지, 해임안을 처리하고 비상경영체계로 돌입할지 결정한다는 것.
그러나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직무 유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 사의 표명 이후 일주일도 안돼서 회장직까지 내려놓겠다고 발표한 것은 CEO리스크를 단기간 해소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자리를 유지하면 후계 구도에 관여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노조와 대구참여연대의 반발은 앞선 관계자의 예상에 힘을 싣기도 한다.
지난달 30일 대구 참여연대는 "박 회장은 사퇴 표명만이 아니라 은행의 모든 업무로부터 당장 손을 떼고 물러나야 한다"며 "차기 행장 선임 등 어떤 조치에도 관여하지 말고 검찰수사에만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박 회장 사의를 곧바로 수용하고 권한 대행 체제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DGB의 수장 공백 기간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GB의 경영승계 시스템이 가동 준비가 덜 된 모양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의 해임안이 곧바로 통과될 경우 관련 내부규범에 따라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최고경영자 직무대행자를 지정해야한다.
직무대행자 선임은 비교적 빠른 시간안에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직무대행자는 상임이사 중 이사회에서 선임하며, 상임이사 유고 시에는 이사회에서 정하는 순서에 따라야 하는데, 현재 등기임원은 지난해 말 임원들의 대거 퇴임으로 현재 김경록 DGB금융 부사장과 박명흠 대구은행 부행장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비상경영계획을 위한 이사회의 결정인 △경영승계 사유 △개시일자 △결정시기 등에 앞서 지주와 은행 수장을 분리하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DGB금융은 국내 은행 지주 중 유일하게 지주회장-행장 겸임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당국으로부터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날 이사회는 '지주-은행' 분리 경영 체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겠지만 분리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DGB금융지주 계열사 중에서 대구은행 비중은 90%를 웃돌아 분리 필요성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6년 DGB금융지주의 전체 계열사 중 대구은행에 해당하는 은행업 부문의 순이익 비중은 88%, 지난해 3분기 기준 은행업 비중은 94%를 차지했다.
DGB금융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규정에 따르면 후임 선임 절차는 40일 이내에 종료해야 한지만, 차기 CEO 선임에 앞서 결정해야할 사안이 남아 있는 만큼 DGB는 촉박함을 느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금융권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의 사임이 경영권 승계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 기회로 작용될 수 있지만, DGB금융 수익구조 등 내부 상황상 단기간에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비상경영체제가 돌입돼더라도 수장 공백 기간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후임 회장 후보군은 폭넓게 거론되는 가운데 조직쇄신 차원에서 외부 공모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