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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액정 수리비 日 5배' 꽉 막힌 제도 탓 韓 소비자만 '봉'

업계 "독점적 지위로 비용 뻥튀기" vs 삼성·LG전자 "적절한 절차 거친 적정 가격"

임재덕 기자 기자  2018.03.27 18: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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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부의 '꽉 막힌' 제도 탓에 국내 소비자들만 상대적인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폰 수리 시 제조사에서 공급하는 정품 부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불법'이라는 규제 탓에, 사용자들은 기기가 아직 쓸 만해도 제조사의 비싼 수리비용을 부담하느니 차라리 새 기기로 갈아타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

결국 이렇게 버려진 파손 스마트폰은 합법적인 유사부품 수리가 가능한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헐값에 팔려나가 비싼 값에 판매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소비자 피해를 넘어서 국가 자원을 낭비하는 행태'라며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폰 액정 수리비 日보다 5배… 제조사 "비용 뻥튀기 아냐"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법상 스마트폰 수리 시 제조사의 정품 부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불법'이다. 또 국내 스마트폰시장 90%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애플 등 3사는 수리를 위한 정품 부품을 사설 수리센터에 공급하지 않는다.

자사 스마트폰의 수리를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만큼 한 편에서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수리비용을 '뻥튀기'하기 위해 이 법을 악용하는 게 아니냐는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시장 90%가량을 점유하는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애플의 공식 수리비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스마트폰 사용 중 파손되기 가장 쉬운 '액정 수리비용'을 기준 삼았을 때, 최신 일부 제품이 30만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고가 평균을 100만원으로 본다면, 판매가의 30%를 웃도는 고가다.

반면, 일부 사설센터에서는 '유사제품'을 사용해 약 8만~9만원 정도에 수리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 수리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이는 현행법상 불법이기에 문제 발생 시 보상받기 어렵다.

이웃나라 일본을 보면 지난 2015년 '정품 부품' 사용 의무화 규제를 풀었고, 이후 업체별 가격경쟁이 붙어 액정수리 비용이 6000엔(약 6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품과 유사제품간 가격차는 있을 수 있지만, 차이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업계에서 제기한 뻥튀기 의혹은 힘을 받고 있다.

사설 스마트폰 수리센터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정품 부품을 우리에게 공급하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유사제품을 사용한다"며 "사실 유사부품도 제대로된 공정을 밟아 만들어진 문제 없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마트폰 제조사는 부품을 공급하면, 가격경쟁이 붙어 기업 이윤이 줄어들 것을 염려한 것 같다"며 "결국 고객들은 배려하지 않은 채 제도를 악용해 자신들의 배를 불리려는 게 아닌가 싶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 측은 적합한 과정을 거쳐 책정된 적정 가격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사부품은 안전한지, 다른 부품들과 호환이 잘 되는지 등 검증이 안 된 제품"이라면서 "정품 부품은 해당 기기에 최적화된 부품으로, 적합한 절차를 거쳐 가격을 책정했다"고 응대했다.

LG전자 관계자도 "수리 엔지니어의 실수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이를 구제할 방법이 없어 사설업체에 부품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며 "독점해서 가격을 높게 받으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중고폰시장 개화 움직임에도 계속되는 '자원 유출'

한 쪽에서는 소비자 보호뿐 아니라 해외로의 '자원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분 파손으로 버려진 스마트폰은 합법적인 유사부품 수리가 가능한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로 헐값에 팔려나간다. 이후 현지에서 파손된 부분만 저렴한 가격에 수리한 채 다시 비싼 가격에 팔린다. 부분 파손제품은 문제된 부분 외에는 정상 동작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국내 중고폰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이날 착한텔레콤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중고폰 거래량은 1055만대 규모며, 평균 거래금액은 15만9000원이었다. 총 거래금액은 1조6855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고폰시장이 점차 개화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 '네거티브 규제'를 채택한 중국에서는 파손된 스마트폰을 값싸게 수리해 되파는 방식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중고폰시장이 활성화됐다. 산업도 국가 자원도 지킨 일석이조의 효과를 본 것.

네거티브 규제는 가급적 많은 것을 허용하되 해서는 안 되는 일만 명문화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자원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해외시장에서는 이를 산업화하는 움직임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국내 환경에 맞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뤄진다면 중고폰시장이 더욱 빨리 양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