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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첫자리부터 허심탄회…천운의 새내기 맞은 NH증권

이지숙 기자 기자  2018.03.26 16: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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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NH투자증권이 지난 22일 주주총회에서 정영채 신임대표를 선임했습니다.

정영채 사장은 경북사대부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증권에서 자금부장 및 기획본부장, 투자은행(IB) 담당 상무 등을 거쳤습니다. 사장으로 선임되기 직전에는 IB 사업부 대표 겸 부사장을 맡았었죠.

특히 정 사장은 대우증권 시절부터 2005년 옛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후 13년 연속 IB사업부 대표를 지내는 등 IB 관련 분야에서만 20여년을 몸담은 업계 'IB 전문가'입니다.

이 같은 경력의 정 사장이 CEO로 선임되자 NH투자증권이 향후 초대형 IB의 면모를 어떻게 보일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 신임 사장의 향후 경영전략을 조금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그의 솔직한 말솜씨도 주목받았는데요. 이날 NH투자증권은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자본시장의 대표 '플랫폼 플레이어(Platform Player)'가 되겠다는 포부를 다졌습니다. 금융투자업계의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NH투자증권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알린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는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8조이고 우린 4조원 밖에 안되지만 8조의 위력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여의도 파크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관사업 당시 국민연금의 부결 결정에도 농협금융 계열사들의 도움으로 딜 주관을 따낼 수 있었다"며 향후 이 같은 시너지 사례를 늘리겠다는 계획도 소개했습니다.

핵심부서 중 하나인 IB부서에 거는 기대도 여전히 큽니다. 그는 올해 목표 경상이익 1900억원가량인 IB부문을 2년 내 3000억원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힘줘 말했는데요.

정 사장은 "내가 IB가 아닌 리테일, 브로커리지에 중점을 두겠다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며 "IB를 중심으로 다른 사업부도 확대하는 쪽으로 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런 무거운 주제 외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는데, CEO 선임 배경에 대한 그의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내가 CEO로 선임된 비슷한 시기에 미국 골드만삭스도 IB대표 출신인 데이비드 솔로몬을 차기 CEO로 선임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내가 잘했다기보다 시대적 트렌드가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천운을 타고난 것 같은데 천운이었는지 새옹지마였는지는 이후 결정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이전에는 시장을 버리고 조직을 선택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도망나길 길이 없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는데요.

정 사장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내가)대우증권에서 인사부에 근무했을 당시 채용했는데 지금 12년째 사장이고 김신 SK증권 사장, 전병조 KB증권 사장 등도 대학동기"라고 소개했습니다.  

덧붙여 "(내가)전무일 때 부장님들이 이제 전무가 돼 그 분들이 CEO가 되면 내가 나가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 나이가 농협금융그룹에서는 어리지만 나가면 원로"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죠.

CEO가 되면 IB부문 대표로 받는 성과급이 줄어 월급이 적어질 텐데 개인적인 재테크를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는 '내 개인적인 제태크 점수는 빵점'이라고 응대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재테크하려고 보니까 내부자 거래에 해당되는 것이 많더라"며 "일부는 우량주를 사놓고 추진했던 기업공개(IPO) 중 주가가 빠진 종목의 주식을 사놓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자신이 추진한 IPO인 만큼 자신의 판단이 옳았는지 확인해보고 동시에 고객에게 사후서비스(A/S)해주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네요.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 사장은 IB대표 시절부터 지녔던 생각을 키워 향후 NH투자증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알렸는데요. 정 사장이 '천운'으로 CEO가 됐다고 밝힌 것처럼 NH투자증권에게도 행복한 꽃길이 계속될 수 있을까요. 2년 뒤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