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청와대가 20일 정부 개헌안 전문 및 기본권 일부를 발표한데 대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정당들이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을법한 처사라며 맹비난했다.

지난해 대선 직후 추진됐던 6월 지방선거·개헌투표 동시진행은 국회 개헌안 협의가 벽에 부딪치면서 성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때 청와대가 직접 개헌안 발의에 나선 것은 국회, 무엇보다 야당에 대한 압박이자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개헌투표와 지방선거 연계에 부정적인 한국당은 즉각 개헌안 표결에 불참하겠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국회가 여야협의로 성안해야 할 개헌안을 대통령이 막무가내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여야합의를 방해하고 개헌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과 6·10 민주항쟁을 헌법 전문에 넣은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 대변인은 "아직 사건의 진상이나 역사적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사건을 (헌법 전문에) 포함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내용도 좌파적 입장에서만 의미 있는 사건을 나열해 대한민국 국민의 헌법이 아니라 좌파 세력들만의 헌법이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의 대표적인 사건으로 꼽히는 두 사건은 신군부와 군부독재 수장이던 전두환씨와 맞닿아있다. 한국당은 '전두환 대통령'을 배출한 민주정의당의 후신으로 공격당해왔다.
정 대변인은 또 "직접민주주의를 대폭 강화하는 것은 촛불 포퓰리즘으로 정치를 하겠다는 것으로 대의민주주의를 기본원칙에서 어긋난다"며 "대통령 발의안이 국회 표결에 부의된다면 당 의원 전원은 불참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개혁보수를 표방하는 바른미래당 역시 청와대 개헌안에 부정적인 입장과 함께 내용에 대한 일체의 평가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더욱이 국회, 특히 여당을 배제한 청와대 직접 발의를 추진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이 당 김철근 대변인은 오후 현안 논평에서 "청와대는 그 많던 개헌 찬성파 여당 의원들을 침묵시켰고, 청와대가 지시한 사항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거수기로 만들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모든 야당이 대통령 개헌안에 반대하는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대통령 개헌안 발표를 강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껏 대통령이 직접 헌법을 발의하는 것은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일"이라면서 "국회를 과거 독재정권에서의 통법부로 생각하는 것인지, 개헌안을 밀어붙이려는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첨언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가 발표한 개헌안의 내용에 일체의 평가를 하지 않겠다"며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모습이 나오길 바라는 청와대가 연출한 개헌쇼에 어울릴 이유는 전혀 없다"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 13일 시작된 정부 개헌안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0일 오후 현재 12만6000명이 넘는 찬성의견이 모여 눈길을 끌고 있다. 지방선거를 석 달 앞둔 상황에서 야당에 또 다른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