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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SK·애경에 '결국' 면죄부?

CMIT·MIT 유해성 입증 실패···제조사 책임규명 못할 수도

이수영 기자 기자  2018.03.20 10: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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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수백여명의 목숨과 삶을 앗아간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 환경부가 주요 성분으로 꼽히는 CMIT와 MIT의 유해성 입증에 실패했다.

문제의 성분으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판매한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006120)과 애경의 책임규명에도 먹구름이 끼면서, 사실상 정부가 업체에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환경부는 2016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안전성평가연구소에 의뢰해 CMIT·MIT의 동물 흡입시험을 진행했으며 최근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했다.

연구 결과 △폐섬유화 관련성 △폐 기저질환에 대한 영향 △생식독성 △체내 이동 등 주요 항목에서 직접적인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SK케미칼과 애경 등 CMIT·MIT 성분을 사용한 업체들이 민·형사상 책임을 피할 길이 열린 셈이다.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과학적 근거 확보 진행사항-CMIT/MIT 관련' 보고서에는 이들 성분이 포함된 살균제를 사용한 이들에게서 기존 PHMG 피해자와 동일한 폐질환이 발생했지만 독성시험에서는 직접적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명시됐다.

일례로 폐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에 대한 영향시험에서 폐 섬유화의 상대적 중증도가 두 배가량 증가한 것이 확인됐지만 권장사용량의 약 277배를 적용했을 때로 현실성에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태아에 대한 독성학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생식독성시험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나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고, 체내 이동가능성 또한 확인이 어렵다는 게 연구팀의 소견이었다.

지난해 4월부터 실시 중인 CMIT·MIT의 천식 관련성 규명을 위한 시험에서도 신규 천식 유발 및 천식 악화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오는 8월까지 시험조건 중 용매(증류수→수돗물)와 노출시간의 변경을 고려해 추가 시험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국회는 피해자 구제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를 공개한 신창현 의원은 "동물실험에서 입증되지 않더라도 사람에게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면서 "환경부가 앞서 CMIT·MIT로 인한 폐 손상 위해성을 이미 인정한 바 있는 만큼 피해자 구제는 변함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이른바 '안방에서 벌어진 세월호 참사'로 불릴 만큼 피해 정도와 사회적 충격이 컸던 사건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접수된 사망자만 239명, 심각한 폐질환 피해를 호소한 경우가 1500여명에 달했고 사망자 대부분이 산모와 어린 아이들인 탓에 지역과 세대를 통틀어 '케미포비아'(화학제품 기피현상) 열풍이 일었다.

특히 지난 정부의 부실대응과 가해업체에 대한 솜방망이 처분이 논란이 일면서 최근까지도 진상규명 요구가 여전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