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중견조선사 채권단 '산은·수은' 12조 혈세 낭비 책임론 불가피

불가능한 감축 규모에 'STX·성동' 앞날 여전히 안개 속

이윤형 기자 기자  2018.03.08 16:39:4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STX조선과 성동조선을 살리기 위해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쏟아 부은 12조원의 혈세가 아무런 성과 없이 증발하게 됐다. 

금융권과 조선업계가 현재 조선업 시황과 현금유동성, 수주잔량, 경쟁력 측면 등을 모두 고려해도 회생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성동조선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STX조선은 한 달 시한의 노사 확약을 조건으로 고강도 자구노력과 함께 사업재편이 추진된다. 

8일 정부와 채권단은 "성동조선은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고 STX조선은 자력생존이 가능한 수준의 '고강도 자구노력과 사업재편'에 대한 노사확약이 없는 경우에는 원칙대로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동조선, 결국 법정관리 "독자 생존 불투명한 상황"

성동조선은 채권단 주도의 자율협약체제를 끝내고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재무실사 및 산업컨설팅 결과 회사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할 뿐만 아니라 산업적 대안도 부재하다는 게 주채권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의 판단이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향후 주력선종 수주 및 선가부진 지속, 회사의 경쟁력 열위 등 감안시 사업재편 및 추가 비용절감 등 다양한 경쟁력 강화방안이 고려되더라도 현 상태로는 독자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족자금을 추가 지원할 경우 회수 가능성이 없어 부실규모가 확대되고, 결국 국민경제 부담만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부연했다. 

은 행장은 또 "회사가 법원에 의한 회생절차를 신청해 상거래‧금융채무 등 자금유출을 동결하고 지출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면 법원의 회생계획안 마련시까지 운영(향후 6개월 이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 관리 하에 과감한 다운사이징, 채무재조정 등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 적극적인 자산매각 등을 추진한다면 사업전환 및 M&A 등 보다 다양한 회생기회 모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회사가 법원에 의한 회생절차를 신청할 경우, 법원과의 소통을 통해 회생계획 마련 및 이행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건조중인 선박이 없어 협력업체 및 기자재 업체 앞 영향은 제한적이나, 금융당국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서 필요시 금융 및 영업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STX조선, 고강도 자구계획·사업재편…노사 확약이 관건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이 중형 탱커선(50K~70K 석유화학제품운반선)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여 왔으나, 국내·외(中, 베트남) 경쟁 심화 및 기술 격차 축소, 원가 경쟁력 상실 등 요인으로 정상화가 불확실 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고강도 자구계획 실행과 LNG, LPG 수주 확대 등으로의 사업재편을 추진하되, 한 달 내(4월9일까지), 이에 대한 분명한 노사 확약이 없는 경우에는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다. 

산은이 주문한 노사 확약서 내용은 고정비용 감출, 자산매각 및 유동성 부담 자체해소 등 컨설팅 수준 이상의 자구계획과 LNP·LPG 등 고부가가치 가스선 수주를 확대하는 사업 재편 방안 등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수주 가이드라인 운용 취지는 자구계획의 실행력을 담보하는 동시에 무분별한 저가 수주로 국민 경제에 부담을 초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노사 확약서 제출 시 정상 영업을 위한 필수 전제인 R/G 발급은 수주가이드라인에 따라 선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국민 경제 부담 최소화 측면에서 신규 자금 지원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사 앞날 불투명…채권단도 구조조정 책임 피할 수 없을 듯

STK조선과 성동조선에 대한 구조조정은 채권단의 결정으로 일단락 됐지만, 양사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성동조선의 경우 이번 결정에 따라 현금유동성은 완전히 끊긴 상황에 놓였다. 성동조선은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보유 현금은 100억원 안팎에 불과하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순간, 신규 수주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채권단 지원에 힘입어 5척을 신규 수주했지만, 당초 목표인 15척에 부진했고 건조 선박들이 인도 완료되면 일감이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성동조선을 블록·개조사업 진출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됐지만, 장기간(5년) 순손실이 지속되고 대규모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은 물론, 물량확보 불확실 성으로 경쟁력 강화 대안의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STX의 경우 2013년 2600명이던 사무·기술 직원은 5차례 희망퇴직을 거치면서 현재 630명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에 생산직원은 1100명에서 695명으로 감소했다. 총 직원이 3700명에서 1325명으로 65% 줄어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STX조선해양에 자력 생존이 가능하도록 추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라고 요청한 것이다. 인력을 더 감축할 경우 생산품질에 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지만, STX조선의 컨설팅 결과는 40% 인력 구조조정을 해서 기본적인 생산 원가 경쟁력을 갖추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은과 수은을 비롯해 정부가 양 조선사의 구조조정에 실패했다는 책임론을 면하기도 어렵다.  

산은과 수은이 8년 가까이 성동조선을 관리하면서 12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입했지만 결국 회사가 정리되고, 불가능에 가까운 추가 자구안 필요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구조조정 실패와 혈세 투입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실제 성동조선해양에 투입된 채권단 자금은 보증포함 여신 2조5000억원, 출자전환 1조5000억원 등 모두 4조원에 달한다. STX조선에는 채권단 여신 1조원과 출자전환 6조9000억원 등 무려 7조9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