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덕 기자 기자 2018.02.27 15:44:06
[프라임경제] SK텔레콤(017670)이 최근 선보인 한 TV 광고가 '급식체' 남발 논란에 휩싸이며 결국 폐지됐다.
청소년 은어인 '급식체'로 도배된 영상이 자아정체성 확립 시기인 청소년들의 언어 및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 여론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7일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22일 온라인과 일부 케이블 매체에 송출한 '어서와 새학기엔 T월드'라는 제목의 TV광고를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내부에서는 이 광고 기획 당시부터 '무리수'라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광고 자막에 표준어를 병기해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더욱 힘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광고 송출 후 "듣기 거북하다"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 "자아정체성을 확립해야 할 청소년 타깃으로 부적절하다" 등 부정 여론이 감지되자 내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광고에는 프로야구 선수 홍성흔 씨 딸인 홍화리 양이 등장해 '급식체(급식을 먹는 세대인 10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문체)'를 구사한다.
홍화리 양은 "애들은 다 띵작(명작·좋은)폰 쓰는데, 내 폰은 노답클라스(좋지 않은 것) 실화(사실)임?"이라며 운을 뗀다.
이어 "고딩(고등학생)되면 애바쌔바참치꽁치(정말) 오지게(열심히) 공부할 거니까 폰 바꿔주기로 한 약속 지키는 부분(약속 지키는 거에요)"이라며 "빼박캔트 반박불가(말 바꾸면 안 되요)"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리고 딴 애들은 다 T월드에서 폰 바꾸는 각(추세), 그러니까 졸업 입학 축하는 T월드에서 받을게요"라고 첨언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은어' 활용 전략이 오랜 관습처럼 존재하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성기지 한글학회 학술부장은 "사회의 주축으로 자라날 청소년들의 잘못된 언어습관을 기성세대가 바로잡아주지 못할망정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 사용을 부추긴다면 향후 우리말 체계가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청소년들의 은어 사용 보편화는 결국 가정 내 소통 부재로 이어진다"며 "가정 내 불화, 심지어 사회적 문제들은 모두 소통의 부재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언어유희·은어 등으로 타깃층의 흥미를 유발하지 않더라도 광고물로서 큰 효과를 본 사례도 있다.
일례로 LG전자(066570)는 과거 휘센 에어컨을 홍보하면서 '여름이 좋은 건 어딘가에 시원함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문구를 썼다. 이 광고는 한글 파괴나 과장 없는 진솔함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는 업계 호평을 끌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