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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떠나 낯선 금투협서 새 출발…권용원이 키울 곳은?

규제 선진화 집중…4차 산업혁명·디지털 혁신 고민

이지숙 기자 기자  2018.02.06 15: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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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권용원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 5일 취임식을 열고 업무를 시작했다.

9년간 키움증권 사장을 맡아오다 10년만에 생소한 협회로 자리를 옮긴 그는 취임사를 통해 "업계를 위해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 것은 대단한 영광"이라면섯도 "하지만 자리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사실 또한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규제 개혁, 중소형사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디지털 혁신 선도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제4대 협회장, 역대 회장들 업적은?

권용원 회장은 황건호, 박종수, 황영기 회장에 이어 네 번째 협회장이다. 옛 대우증권 출신의 황건호 전 회장은 2004년 제45대 증권업협회장에 취임한 뒤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2009년 증권·선물·자산운용협회가 통합해 금융투자협회가 출범하자 임기 3년의 초대회장에 뽑혀 총 세 번을 연임한 인물이다.

황 전 회장은 재임 기간 중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제정을 주도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자통법은 금융기관 간 업무 영역을 없애는 등 칸막이식 규제를 철폐, 다양한 투자 상품이 등장할 수 있도록 했다. 

옛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에서 CEO를 역임했던 박종수 전 회장은 NCR(영업용 순자본비율) 완화, 펀드 슈퍼마켓 설립, K-OTC출범 등이 주요 성과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에 힘써 대형사들의 기업 인수합병(M&A) 자금 대출, 비상장주식 거래, 프라임브로커 업무 등 투자은행(IB) 관련 업무가 가능해진 점도 박 회장의 업적 중 하나다.

삼성증권 대표,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초대 회장을 지낸 뒤 제3대 협회장을 맡았던 황영기 전 회장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도입, 사모펀드 진입 규제 완화, 초대형 IB 육성 등을 위해 나섰다. 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100대 과제'를 선정하기도 했다.

뒤를 이어 올해 2월부터 2021년 2월3일까지 금융투자협회장을 맡게 된 권 회장은 무엇보다 '규제완화'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대형사 출신의 후보들을 제치고 권 회장이 당선된 것도 민간과 관료 경험을 갖춘 권 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권 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0여년간 관료로 재직했다.

◆첫 중소형사 출신 협회장, 기대되는 역할은?
 
권 회장은 취임식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시장자율과 창의를 극대화하고자 '원칙중심·네거티브 규제방식 도입'을 계속 건의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단순히 모든 규제의 네거티브화를 주장하는 것을 넘어 어떤 규제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해외사례는 어떤지 디테일하게 제안하는 수준까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본시장 참여자들은 투자결정까지 많은 요인을 검토하는 만큼 제도변경, 세제 개편 등에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이런 분위기를 정책당국에 전달해 섬세한 규제가 가능하도록 조율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증권사가 모험자본 공급자로 가능하도록 초대형 IB제도 안착, 중소형사 차별화 전략 마련에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늦어지는 발행어음 인가에 대해 "발행어음 관련 대주주 자격 요건에 대해서는 상황을 파악해서 우리가 도울 것은 도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전 회장이 추진하던 100대 과제도 구체성을 보완해 꾸준히 이어가고, 은행업권과 충돌하는 부분은 금융투자업계의 이해관계를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권 회장은 "자본시장법의 기본정신이 동일기능, 동일규제인데 그 정신을 파괴하지 않는 이상 자본시장법에서 신탁업법을 분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협회의 목소리를 키워서 전달하겠다"고 역설했다.

4차 산업시대에 IT기업 출신 협회장으로서 권 회장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에 대해 그는 "4차 산업혁명은 단순히 기술만 보는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 업계에서 만들어서 제안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과 같이 규모가 큰 것은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도 생각한다"고 응대했다.

4차 산업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지금은 원칙적인 생각만 하고 있다'며 "우리 업권만으로 구성되면 시각의 다양성이 떨어질 수 있고 다른 업권에 있는 분들을 포함하면 소통의 이슈가 있어 복합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소형사 출신 협회장으로 한쪽 입장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우려에는 "선거를 준비하며 회원사 241개사를 다 만나진 못했지만 상당히 많은 분들을 만났다"며 "대형사부터 전문사모운용사 등까지 짧게라도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협회가 한 쪽으로는 여러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가 되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업계로부터 존중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