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구속 353일만에 석방됐다. 이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 주가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2월17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에 433억원 상당의 뇌물을 주거나 약속한 혐의로 구속된 이 부회장은 8월25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 5일 열린 2심에서 1심 판결에 비해 대폭 감형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으며 석방 조치됐다.
2심 법원은 삼성의 행동에 묵시적 청탁이 없다고 판단해 1심서 적용된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판결했다. 또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이런 가운데 이 부회장의 석방 소식이 전해진 전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반짝 상승했다.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52% 내려간 232만5000원에 장을 시작한 뒤 3.56% 하락한 230만원까지 밀렸다가 이 부회장의 석방이 알려지자 상승세로 전환해 0.46% 오른 239만6000원에 종가를 적었다.
하루가 지난 6일 오전에는 전일보다 2.75% 빠진 233만원에 출발해 장중 232만9000원까지 밀린 후 오전 10시50분 현재 2.09% 내려간 234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경영공백 우려 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이는 단기적인 호재일 뿐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실적과 지배구조 개편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석방이 삼성 그룹의 펀더멘탈(기초체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오너 복귀에 따라 경영 공백 리스크가 완화돼 대형 인수합병(M&A) 추진과 전략사업의 중장기 로드맵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지난해 하만(Harman) 인수와 같은 대규모 M&A와 투자는 최고 경영진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삼성그룹의 미래 전략사업인 자동차 전장분야와 인공지능·바이오 부문에서 대형 M&A를 통한 사업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이 부회장이 구속에서 벗어나면서 삼성은 불확실성 한 가지를 제거할 수 있게 된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여기 더해 "현 상황은 세계 경제가 인플레와 금리 인상이라는 큰 리스크에 노출됐다"며 "삼성전자도 OLED 실적 악화라는 어두운 그림자에 둘러 싸여 있어 실적과 투자 심리의 급격한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해 8월 1심 선고를 전후로 삼성전자는 경영 누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주가가 12% 이상 조정받은 바 있다. 또 지난해 4분기 이후 실적이 기대치보다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으며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 16%가량 조정을 받는 상황.
이에 이 연구원은 "결국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실적"이라면서 "1분기 실적은 14조원 수준까지 둔화될 전망이나 2분기 이후로는 점차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문재인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개혁을 강조하고 나서 삼성에 압박을 가하는 만큼,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세 계열사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3월 지배구조 개편 데드라인을 제시하고 삼성에게는 모범사례를 요구 중"이라며 개편 초입에 있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의 의사결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재벌개혁안의 주요 골자인 금산분리 강화, 금융통합감독 시스템, 순환출자 해소, 자사주 활용 제한, 일감몰아주기 해소 등은 삼성전자를 둘러싼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의 개편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이재용 부회장은 1년 간의 수감생활에서 지배구조 투명화, 사업효율화, 사회환원 등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라며 "경영 복귀와 동시에 상기 과제를 바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