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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LIG넥스원 '천궁' 둘러싼 로비 복마전

감사원, 작년 9월 관련자 수사의뢰에도 처분은 '지지부진'

이수영 기자 기자  2018.02.02 18: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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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天弓)'이 방위사업청(방사청)과 업체 사이의 검은 커넥션으로 얼룩졌다. 양산 과정에서 방사청 계약팀, 사업팀 직원들과 LIG넥스원(079550)의 유착관계가 무더기로 적발된 탓이다.

방사청이 업체에 유리하도록 계약을 꾸민 대가로 채용청탁과 골프 등 향응제공, 금품 살포 등 백화점식 비리가 총망라됐다. 로비의 주축이 된 LIG넥스원은 376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천궁은 2006년부터 체계개발이 완료된 2011년까지 4230억원의 혈세가 투입됐는데 이후 초도 및 후속 양산을 위해 LIG넥스원과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1일 감사원 특별감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방사청 계약팀 A팀장은 2012년 12월 LIG넥스원과 레이더 및 발사대 납품 계약을 '일괄계약' 형태로 체결했다. 당초 분리계약을 추진하기로 한 사업팀의 방침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덕분에 176억원을 계약위험 보상금 명목 삼아 챙긴 LIG넥스원은 A팀장이 2014년 5월 퇴직하자 곧바로 협력업체 상무로 앉혔다.

상무 재직 당시 A팀장은 3년 동안 급여 2억3800만원, 법인카드 5795만원 등 3억원 가까운 수입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A팀장의 비위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퇴직 전인 2013년 3월에도 천궁의 전원공급장치 사양서를 특정업체에 유리하게 작성해준 대가로 해당 업체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7300만원을 긁었다. 

심지어 2015년에는 A팀장의 부인이 업체에 낙하산 입사했고 주 2~3회 출근하면서 작년 7월까지 5800여만원 상당의 급여를 받았다.
 
채용청탁은 다른 부서에서도 있었다. 원가분석팀 소속 B씨는 2012년 8월 LIG넥스원의 자료를 받아 분석 과정도 없이 '일괄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내용의 검토의견서를 써줬다. 그 결과 B씨의 조카와 처남이 LIG넥스원과 협력사의 직원이 됐다.

사업팀 C팀장 역시 2014년 6월 천궁의 후속양산 계약형태를 결정하면서 LIG넥스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일괄계약 형식의 조달을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분리계약에 비해 200억원의 웃돈을 받게 된 LIG넥스원은 C팀장에게 2016년 11월까지 2년 넘도록 450만원 상당의 골프 및 식사접대를 했다.

감사원은 작년 9월 관련자 5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한편 방위사업청장에게 이들의 비위행위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했다. 다만 중징계 없이 주의 처분으로 그쳐 솜방망이 감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방사청 측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존중한다"며 "관련자의 처벌 및 제도보완을 통해 투명한 방위사업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로비제공자로 지목된 LIG넥스원 측은 "계약 자체는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면서도 "감사원의 조치사항과 향후 검찰 수사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말을 아꼈다.